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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男아이스하키, 기적은 가능할까… 첫 올림픽 ‘당찬 도전’




백지선 감독·박용수 코치
NHL 출신으로 팀 이끌어
완벽한 전술·노하우 전수
귀화선수 7명 영입하기도
“목표는 금메달” 당찬 도전


“조국의 대표팀을 이끄는 것은 아이스하키를 시작할 때부터의 오랜 꿈이었다. 큰 도전이 되겠지만 철저한 계획을 세운 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백지선(51·영어명 짐 팩)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2014년 7월 부임하면서 밝힌 포부였다. 아이스하키의 변방이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그는 원대한 도전 끝에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그가 만들어낸 기적은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사상 첫 올림픽 무대가 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기적은 백지선 감독과 박용수(42·영어명 리처드 박) 코치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한국계로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무대를 최초로 밟은 백 감독은 1990년대 초반 피츠버그 펭귄스에서 수비수로 뛰었다. 1990-1991시즌과 1991-1992시즌엔 챔피언에 올라 스탠리컵을 거머쥐었다.

지도자로서 백 감독은 2005년부터 NHL 하부리그인 아메리칸하키리그(AHL) 디트로이트 레드윙스 산하 그랜드 래피즈 그리핀스의 코치로 활약했다. 무려 9시즌을 치렀고 2012-2013 시즌엔 제프 블라실 감독을 보좌, 팀을 AHL 챔피언에 올렸다. 이때 직접 보고 경험한 전술을 이식, 한국 대표팀의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 아이스하키 전문가인 김형일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그랜드 래피즈 그리핀스는 전술이 굉장히 좋은 강호인데 그 중심에 백 감독이 있었다”며 “그가 완벽한 전술을 한국 대표팀에 전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술적 측면에서 백 감독이 중심에 있다면 박 코치는 풍부한 선수 경험을 아낌없이 대표팀 선수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는 NHL에서 14시즌을 뛰며 738경기에 출전, 241포인트(102골·139어시스트)를 기록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백 감독이 전술적 측면의 큰 그림을 그리고, 박 코치가 각종 기술적 노하우를 가르치는 것이다.

NHL 출신 감독과 코치의 부임 이후 환골탈태한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아이스하키의 변방에서 세계 최고 레벨의 16개국이 이름을 올린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에 들어갔다. 이제는 올림픽 무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백 감독은 “지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라면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며 “우리 목표는 금메달이고 선수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기에 골리 맷 달튼(32·안양 한라)을 비롯, 총 7명의 귀화선수를 영입해 전력도 한층 강화했다. 달튼은 특히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올림픽 무대 전망을 밝게 했다. 3경기에 나서 상대 유효슈팅 총 156개 중 무려 143개(선방률 91.7%)를 막아내며 수준급 기량을 선보였다.

국내 선수 중엔 김기성(33)·상욱(30·이상 한라) 형제가 눈에 띈다. 호흡이 중요한 아이스하키에서 형제가 함께 뛰면서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형제의 힘은 신상우(31·한라)·상훈(25·상무)도 보여주고 있다. 둘은 대표팀의 앞선에서 외국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으며 활약을 펼친다.

대표팀은 다음 달 1일부터 카자흐스탄, 슬로베니아, 러시아 등과 평가전을 치러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체코, 스위스, 캐나다와 차례로 맞붙는다.

김 위원은 “캐나다와 체코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인데 어떤 경기 내용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며 “올림픽에서 1승을 거둔다면 큰 성과가 될 것이다. 이를 지렛대 삼아 선수 육성과 우수 선수 해외 진출 등에 대해 대한아이스하키협회와 실업팀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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