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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보복… 먹잇감 된 한국



세탁기·태양광에 세이프가드… 韓 “WTO 제소”

美, 16년 만에 전격 발동
최대 50% 관세 폭탄
中 겨냥 통상전쟁 신호탄
김현종 “제소하면 승소”


미국 정부의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에 맞서 정부가 이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했다. 양국 간 통상전쟁이 전면전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미국이 동맹인 한국까지 강력한 무역보복 조치를 취한 것은 올해 중국을 겨냥한 강력한 무역 제재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얼굴) 대통령이 자신의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한국을 최대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외국산 가정용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가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건 2002년 이후 16년 만이다. 세이프가드 발동 첫해 120만대를 넘어 미국으로 수입되는 가정용 세탁기에 50%의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 시장에서 연간 세탁기 300만대를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3일 국내 세탁기 및 태양광 업계와 민관 합동대책회의를 열고 “한국산 세탁기를 수입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이번 조치는 WTO 협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는 발동 조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했다”며 승소를 자신했다. 정부는 WTO 제소와 함께 미국에 양자 협의를 요청하고 보상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보상 협의가 결렬될 경우 WTO 측에 양허 정지 요청을 추진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언론은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취할 강력한 무역 제재 조치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해 지지층을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타깃은 최대 무역적자국인 중국이다. 동맹인 한국까지 통상전쟁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앞으로 경제는 안보와 별개로 철저하게 ‘미국 우선주의’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일찍 세이프가드 발동을 결정한 것을 두고 취임 1주년에 맞춰 오는 30일 의회에서 갖는 시정연설(연두교서)에 자국 기업의 이익과 자국 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성과를 포함시키고 이를 미리 홍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굳이 국제무역위원회(ITC) 권고안에는 빠져 있던 한국산 세탁기를 포함시킨 것도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서윤경 기자,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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