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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열전] 월드컵 접고 실전훈련… 태극전사 “홈 무대선 금빛 질주”

뉴시스, AP뉴시스
 
원윤종(오른쪽)과 서영우(왼쪽 사진).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앞쪽)와 토르스텐 마르기스(오른쪽 사진). 뉴시스, AP뉴시스


<8> 봅슬레이 韓 원윤종·서영우 vs 獨 프리드리히·마르기스

원·서組, 봅슬레이 불모지서
2015-2016시즌 깜짝 1위

부상 원윤종 월드컵서 빠지자
프리드리히組 거침없는 활약

원, 몸 상태 90%까지 회복
홈 이점 더해져 ‘첫 金’ 기대감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봅슬레이의 간판 원윤종(33)·서영우(27) 조가 가장 경계하는 대상은 독일의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28)·토르스텐 마르기스(29) 조다.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 이용 감독이 최근 “프리드리히 조를 넘어설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평창올림픽에서 한국은 썰매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린다. 한국은 빙상을 제외한 종목에서 금메달은커녕 동메달도 딴 적이 없다. 썰매 중에선 윤성빈이 남자 스켈레톤 종목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주목을 받고 있지만 봅슬레이가 그보다도 먼저 정상의 자리에 섰던 경험이 있다. 원윤종 조는 2015-2016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수확하며 ‘깜짝’ 시즌 랭킹 1위를 차지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한국은 봅슬레이 불모지로 여겨졌던 나라다. 이들의 예상치 못한 선전에 ‘기적’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올림픽이 점차 다가옴에 따라 유럽 선수들이 기량을 끌어올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원윤종 조는 2016-2017시즌 월드컵 때까지만 해도 동메달 1개로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시즌 랭킹 3위에 오르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2017-2018시즌 월드컵에서 원윤종 조는 3차 대회까지만 치른 뒤 조기 귀국했다. 이번 시즌은 1차 대회에서 10위, 2차에서 13위, 3차에서 6위에 그쳤다. 원윤종이 훈련 도중 전복 사고를 당해 어깨와 허리 부상을 당하면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이에 올림픽에 대비해 평창 트랙에서 훈련을 이어나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 아래 남은 월드컵을 포기한 것이다.

원윤종과 서영우가 빠진 월드컵 무대는 독일과 캐나다 선수들이 점령했다. 특히 독일의 프리드리히 조는 올 시즌 8차례의 월드컵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수확했다. 이들은 지난 시즌에서는 금메달 5개와 은메달 2개로 독주하다시피 하며 랭킹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 시즌 프리드리히 조가 가장 많은 금메달을 수확했지만 시즌 랭킹 1위는 캐나다의 저스틴 크립스와 제시 럼스덴 조에 돌아갔다. 이들은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금메달 수는 프리드리히 조보다 한 개 적지만 8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4위 이내의 상위권 성적을 내 랭킹 포인트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밖에 독일의 니코 발터·크리스티안 포서 조와 캐나다의 크리스 스프링·네빌 라이트 조도 한 차례씩 금메달을 목에 걸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원윤종 조는 올림픽에서 고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봅슬레이는 홈 이점이 상당히 큰 종목으로 꼽힌다. 전 세계에는 IBSF 공식 인증을 받은 봅슬레이 트랙이 16개다. 이들 트랙은 저마다 코스가 제각각이다. 당연히 난이도에서도 차이가 난다. 대회가 열리는 트랙에서 가장 많이 썰매를 타본 개최국 선수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코디 바스큐·카를로 발데스 조 사례를 보면 봅슬레이 홈 이점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들은 올 시즌 랭킹 11위를 기록한 팀이다. 하지만 자국에서 열린 1·2차 월드컵에서 각각 동·금메달을 거머쥐며 홈 이점을 누린 바 있다. 우리 대표팀도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는 2016년 10월에야 완공됐다. 외국 선수들한테는 낯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국내로 돌아온 우리 봅슬레이 대표팀은 원윤종의 부상 치료와 재활에 우선 초점을 맞췄다. 23일 대표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원윤종은 현재 몸 상태가 90%까지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림픽 본 무대 때는 완전히 회복한다는 게 목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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