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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강팀 꺾은 韓 여자 컬링, 평창 리허설 ‘굿’

여자 컬링 대표팀이 지난 1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훈련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진천=윤성호 기자


캐나다 오픈 그랜드슬램서 올림픽 출전 캐나다팀 꺾고 4강

8강전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13전승 챔피언 ‘호먼’팀 제압

내달 올림픽 예선 첫판서 격돌
마지막 모의고사 호성적 거둬
한국 최초 올림픽 메달 청신호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4-3으로 앞서던 8강전 6엔드. 김은정 스킵(주장)이 노란색 스톤을 던졌다. 스위퍼로 나선 김선영(세컨드)이 빠른 손놀림으로 브룸(브러시)을 움직이며 빙판을 문질렀다. 노란색 스톤은 하우스(표적판) 앞을 조밀하게 막고 있는 캐나다 호먼팀의 빨간색 스톤 3개를 피해 티(중앙)에 접근했다. 티에 자리 잡고 있던 빨간색 스톤을 노란색 스톤이 쳐내자 양 팀의 희비가 교차했다. 한국은 순식간에 3점을 올리며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김은정의 얼굴엔 미소가 피어올랐고, 호먼팀의 스킵 레이첼 호먼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사상 최초 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는 여자 컬링 대표팀이 21일(한국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캠로즈에서 열린 ‘월드컬링투어 메리디안 캐나다 오픈 그랜드슬램 오브 컬링’을 4강의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결승 티켓을 놓고 맞붙은 4강전에서 첼시 케리팀(캐나다)에 4대 6으로 패했다. 하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참가한 수준 높은 메이저대회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최초의 올림픽 메달 획득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여자 컬링 대표팀이 8강전에서 호먼팀을 7대 4로 격파하며 기세를 올린 점이 눈에 띈다. 호먼팀은 지난해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13전 전승으로 왕좌를 차지한 세계 최강 팀이다. 컬링 강국인 캐나다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국가대표로 선발돼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선다. 또 여자 컬링 대표팀이 다음 달 15일 치르는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첫 경기에서 만나는 상대다.

당초 예선전에서 2연패에 빠지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분위기를 전환하며 3연승에 성공,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 대회는 예선에서 3패를 하면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다. 강적인 호먼팀은 3연승으로 예선을 가볍게 통과했었다. 세계 최강 호먼팀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선수들은 침착한 플레이를 펼쳤다. 한국은 2엔드에서 2점을 선취했고 5엔드까지 4-3으로 앞서나갔다. 이어 6엔드에서 절묘한 플레이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국의 대량 득점을 보고 방송 중계를 하던 해설자가 “와우” “대단한 플레이다” 등의 감탄을 쏟아낼 정도였다.

김민정 감독이 이끌고 있는 여자 컬링 대표팀은 김은정과 김영미(리드), 김선영, 김경애(서드), 김초희(후보)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선전한 경기도청 선수들의 바통을 이어 받아 ‘컬스데이(컬링+걸그룹 걸스데이)’의 재현을 노리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로 남녀 컬링 대표팀은 국내 대회인 전국동계체육대회가 아닌 이번 대회를 택했다. 국제 대회에서 올림픽 수준의 정상급 팀과의 승부를 통해 최종 점검을 하겠다는 포석이었다. 이에 앞서 이달 초 남녀 컬링 대표팀은 소속팀인 경북체육회의 도움을 받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컬링 금메달리스트 라이언 프라이(캐나다)를 초빙했다. 올림픽 무대 경험이 없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프라이가 각종 노하우를 전수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첫 상대를 꺾으며 순위권에 올라 최종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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