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씻는 건 1년에 한번, 용변 볼 자유도 안줘… 13자녀 학대한 부부

자녀들에 대한 감금, 폭행, 학대와 고문 혐의로 체포된 데이빗 터핀(앞줄 오른쪽 두 번째)과 루이스 터핀(왼쪽 첫번째) 부부가 검찰에서 18일 조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


미 전역을 경악하게 한 자녀 감금사건의 실체가 드러났다. 부모가 자녀 13명을 수년 동안 방안에 가두는 한편 쇠사슬로 묶어두고 음란행위까지 벌이는 등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학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리버사이드카운티 검찰은 18일 데이빗 터핀(56), 루이스 터핀(49·여) 부부를 고문 등 12건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 부부에게는 유죄 판결 시 최대 94년형이 선고된다. 참작할 만한 정신질환조차 없는 이 부부는 모든 혐의에 무죄를 주장했다.

부부가 붙잡힌 데는 탈출한 딸의 신고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소녀는 정지된 휴대전화를 부모로부터 훔쳐 달아난 끝에 지난 14일 LA 인근 페리스 자택에 남매 12명이 갇혀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앙상하게 말라 17세임에도 겨우 10세 체구로 보이는 이 소녀는 최소 2년 이상 탈출계획을 짰다.

감금된 자녀 13명은 2세에서 29세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이 중 7명이 18세 이상 성인이다. 발견 당시 가장 나이가 많은 자녀의 몸무게는 82파운드(37.2㎏)에 불과했다. LAT는 자녀들이 발견된 자택이 ‘샌드캐슬데이 스쿨’이라는 이름의 홈스쿨링 학교로 주 당국에 등록돼 있다고 보도했다.

부부는 자녀들을 밤에만 깨어 있도록 했다. 용변 볼 기회도 제대로 주지 않았고 최근 4년간 한 번도 병원에 데려다주지 않았다. 샤워는 1년에 한 번만 허용됐다. 평소 손목 위를 씻으면 물장난을 한 것으로 간주돼 쇠사슬에 묶이는 벌을 받았다. 부부는 처음엔 밧줄로 아이들을 묶었지만 아이들이 이를 풀기 시작하자 쇠사슬과 자물쇠를 썼다.

자녀들은 발견 당시 영양실조가 의심될 정도로 삐쩍 마른 상태였다. 발견된 캄캄한 방 안에서는 역겨운 냄새가 풍겼다. 이들은 경찰이나 약, 치료가 어떤 개념인지도 알아듣지 못했다. 이들은 평생 치과 진료를 받아보지 못했으며 상당수는 학대로 인해 인지능력 장애와 신경통을 앓고 있었다. 검찰은 자녀들이 그간 쓴 일기가 재판에서 핵심 증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조효석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