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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 대화해도 문제 해결 확신 못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의회 명예훈장을 받은 밥 돌 전 상원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미국산업 파괴자’로 칭하고 중국에 대해 무역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한·중 상대 무역 및 통상 전쟁을 예고했다. AP뉴시스


로이터 통신 인터뷰서 강조

“오바마 등 전임 대통령들
北 핵·미사일 제어 실패
中, 대북 제재 많이 돕지만
러시아는 전혀 안 그렇다”

틸러슨 국무 “제재가 결국
북한을 협상으로 이끌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대화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했지만,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대한 그의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북한과 대화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의 전임 대통령들이 과거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제어하는데 모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직전 미 대통령 3명의 이름을 거명하며 북한 핵문제의 책임을 이들에게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둘러싼 남북 대화를 환영한다”면서 “이것이 북핵 위기를 누그러뜨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 핵 문제가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되길 원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 제한적인 선제타격을 검토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우리는 매우 어려운 포커 게임을 하고 있다”며 “당신은 당신의 패를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대북 제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나, 러시아는 미국을 전혀 돕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중국의 빈자리를 메우며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대화가 성사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미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제재가 북한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는 많은 증거를 갖고 있다”며 “결국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이 남북 대화에 나선 것도 제재의 고통 때문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틸러슨 장관은 최근 100여척의 북한 어선이 일본 해안에 떠내려 왔는데 배에 탄 어민 3분의 2가량이 숨진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부족한 식량과 연료를 싣고 무리하게 겨울철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화를 입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 사이를 이간질하려한 전력이 있지만 미국은 남북 대화를 지지한다”면서 “북한이 핵·미사일로 긴장이 고조되자 이런 분위기를 깨려는 노력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틸러슨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대화를 원한다’고 말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거듭 북한과의 대화를 제안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대화를 원한다면 나에게 다가오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를 재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북이 협상 테이블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진지해지려는 의도를 보이면 좋겠지만 지금 북한은 그 지점에서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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