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2018 평창

[남북 ‘평창 합의’] 남북, 평창 개막 前 금강산서 합동 문화행사 연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오른쪽)과 전종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차관급 실무회담 종결회의에서 공동보도문을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마식령스키장 시설 점검 때
원산 갈마 비행장 이용 검토
남측 선발대 23∼25일 방북

북측 선수단 내달 1일
대표단·응원단은 7일 南으로

경의선 육로 통한 이동에 합의
北 참관단 파견은 취소키로


남북은 17일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한 실무 사항 대부분을 합의했다. 북측 선수단 참가는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남북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간 접촉에서 최종적으로 마무리된다. 남북은 북측 대표단 육로 이동을 보장하기 위한 군사 실무회담을 조만간 열 예정이다.

북측 선수단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 선수 중 유일하게 자력으로 출전권을 획득한 피겨스케이팅 페어 염대옥-김주식 조와 남북 단일팀에 참여할 북측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등을 포함해 수십명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과 IOC의 접촉에서 ‘와일드카드’로 북측 선수의 추가 출전이 허용될 가능성도 있다.

북측은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의 이동 경로로 경의선 육로를 희망했으며 우리 측은 이를 수용했다. 북측이 지난 15일 실무접촉에서 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 140여명의 이동 경로로 판문점을 택한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많은 인원이 움직이기에는 판문점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평창패럴림픽에도 선수단을 보내기로 했다. 북측이 남측에서 열리는 국제장애인체육대회에 선수단을 보내는 것은 두 번째다. 북측은 2014년 인천 하계아시안게임 직후 열린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 33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바 있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부터 하계패럴림픽에 선수단을 보내기 시작했으나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한 적은 없다.

남북이 금강산 공동 문화행사, 남북 스키 선수의 마식령스키장 공동 이용에 합의한 것은 예상외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해 1월 강원도에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한 5대 구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시 “북한의 금강산호텔이나 마식령스키장 등을 숙소나 훈련시설로 활용하고 금강산에서 동시 전야제를 하면 세계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했었다. 우리 측은 지난 12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5대 구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자료를 인편으로 북측에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식령스키장을 찾을 우리 측 인원은 올림픽 국가대표가 아닌 일반 선수다. 평창올림픽보다는 남북 교류의 의미가 크다. 우리 측 일반 선수들은 원산 갈마비행장을 통해 마식령스키장으로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림픽 국가대표는 규정상 평창 지역을 벗어나 훈련할 수 없다. 금강산 공동 문화행사는 개막식 전야제가 아닌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쯤 별도 행사로 진행한다. 우리 측은 공연이나 시낭송 등 문학 행사를 구상하고 있다.

남북은 북측 대표단을 이끌 고위급 인사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실무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회담 종료 후 브리핑에서 “이 부분을 논의하려 했으나 북측이 ‘추후에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여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지난 9일 고위급 회담에서 북측 참관단 파견을 합의했으나 이번 실무회담에서 북측은 “준비 상황을 고려해 현실적으로 참관단 파견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글=조성은 권지혜 기자 jse130801@kmib.co.kr, 그래픽=이은지 이석희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