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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공격 안 받아도 핵공격 가능” 美 핵전략 보고서 초안 논란



미국이 사이버 공격에도 핵으로 대응하는 등 핵무기 사용 범위를 처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는 최근 작성한 핵전략 보고서 초안에서 사이버 공격 같은 비핵(非核) 공격에도 미국 내 기반시설에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핵 태세 검토 보고서(NPR)로 불리는 이 문서를 제출받아 승인 여부를 검토 중이다.

그동안 미국 대통령들은 본토가 생화학 무기로 공격받는 등 매우 제한적 상황에서만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방침을 유지해 왔다. 새 보고서에 담긴 방안은 적의 공격방식에 상관없이 전력이나 통신처럼 광범위한 국가기반시설을 파괴하려는 시도가 있으면 핵무기로 맞서자는 것이 골자다. 이는 핵무기 사용 범위를 처음으로 확장하는 내용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북한과 잠재적으로는 이란까지 핵전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미국이 직면한 전략적 상황을 매우 엄혹한 것으로 묘사했다. 국방부는 보고서에서 “우리는 현실을 직시하고 세상을 우리가 바라는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며 “오늘날 직면한 위협들에 대한 현실적 평가와 미래 안보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해 핵 정책을 재조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현직 고위 정부 관계자 3명은 미국을 상대로 한 외국의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도 핵으로 대응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했다고 NYT는 전했다. 백악관은 몇 주 안으로 새 핵전략에 관한 최종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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