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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평창올림픽 때 대규모 특수부대 파견”

미군의 전쟁 대비 왜?

NYT “군사훈련 강화” 보도
본토서 독자적 공습훈련
이동지휘부 설치 연습도
韓·日 여행자제 경고 없어
전쟁 징후로 보긴 어려워
軍의 능력 과시란 분석도


미군이 북한과의 전쟁을 염두에 둔 군사훈련을 조용히 강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연기됐지만 미군이 독자적으로 본토에서 대규모 공습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지난달 미 본토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브래그 기지에서는 아파치 헬기 48대와 대형 수송헬기 치누크가 병력과 장비를 이동시키는 훈련을 실시했다. 적군과 교전을 벌이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으로 최근 수년간 가장 큰 규모였다. 이틀 후 네바다주에서는 미 82공수사단이 C-17 수송기에서 적진 깊숙이 침투하는 야간훈련을 가졌다. 작전에 투입된 수송기와 공수 병력은 직전 훈련의 배 규모였다.

지난주에는 미주리주에서 B-2 폭격기 3대가 괌으로 이동했으며, 루이지애나주의 B-52 폭격기들도 이달 중 괌으로 추가 배치될 예정이다.

미 특수전사령부가 평창올림픽에 파견하는 병력 규모는 100명 수준이었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대테러 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한반도 유사 상황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미군은 또 다음 달에 1000여명의 예비군을 소집해 이동지휘부를 설치하는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병력을 해외로 신속히 옮기는 역할을 하는 이동지휘부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수그러들면서 사실상 기능이 중단됐다.

미 특수전 사령부가 올해 중점적으로 실시하는 또 다른 훈련은 북한의 화학무기 공격 속에서 지하 핵시설을 제거하는 훈련이다. 마크 마일리 육군 참모총장은 최근 국방부 회의에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준비 부족으로 북한군에 패배한 스미스 부대 사례를 거론하면서 철저한 준비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토머스 미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다면 5월이나 6월쯤 더 많은 특수부대를 중동에서 한국으로 이동시켜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특수전사령부 대변인 제이슨 살라타 대위는 “토머스 사령관이 그렇게 말한 건 맞지만 병력 이동과 관련해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사실도 분명히 했다”고 해명했다.

NYT는 미군의 군사훈련 증가를 보도하면서도 이를 전쟁이 임박한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병력과 장비의 집결이 이라크 전쟁 당시와 달리 조용히 이뤄지고 있고,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미국인들에게 여행자제 경고가 내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NYT는 지적했다.

미군이 군사적 대응을 부각시키지 않는 것은 현재 남북 대화가 진행 중이고, 16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북핵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등 외교적 해법이 모색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군 수뇌부가 유사시 대응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훈련 강도를 높이는 측면도 있다고 봤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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