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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X파일’ 공개… 트럼프 “아직도 마녀사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유착 의혹과 은밀한 사생활이 담긴 ‘X파일’ 내용이 미 의회에서 공개된 뒤 11일(현지시간)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불법적 마녀사냥”이라며 고소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

미 상원 법사위원인 민주당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은 지난 9일 법사위의 비공개 속기록을 전격 공개했다. 속기록은 사설 정보업체 ‘퓨전GPS’의 글렌 심슨 대표가 지난해 법사위에 출석해 증언한 것으로 이른바 ‘트럼프 X파일’의 구체적인 실체를 짐작하게 한다. 10시간에 걸친 증언을 312쪽 분량에 담았고,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는 35쪽 분량의 요약 및 일부 전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속기록에서 트럼프는 171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번 거론된다.

속기록에 따르면 퓨전GPS는 영국 정보기관 MI6 출신 크리스토퍼 스틸에게 보고서 작성을 의뢰했다. 스틸은 대선 기간 트럼프 측과 러시아 정보기관의 공모 정황, 2013년 트럼프의 모스크바 음란파티 풍문 등을 종합해 X파일을 작성했다. 심슨 대표는 “스틸이 2015년 6∼7월 X파일 초안을 들고 미 연방수사국(FBI)을 찾아갔다.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어 정부에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속기록 요약본에는 “러시아가 최소 5년 전부터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 지원과 정보수집 등의 방식으로 서방 동맹 균열을 획책하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며 트럼프 역시 주 타깃이었다고 명시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부동산 투자를 고리로 트럼프 측과 유착을 지속했고, 또 민주당 및 정치적 라이벌들에 대한 뒷조사도 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스틸은 복수의 정보원을 인용해 “트럼프가 모스크바에서 변태적(pervered) 음란파티를 즐겼다는 내용 등 FSB가 트럼프를 협박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러시아가 대선 지원과 동시에 약점을 잡고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단일 사안으로는 최대 마녀사냥이 지속되고 있다. 공모는 없었다”며 반발했다. 또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와의 면담도 “있을 것 같지 않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 마이클 코언은 X파일을 작성한 퓨전GPS와 최초 보도한 버즈비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편 차기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가상대결 결과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스무센의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윈프리가 48%의 지지로 38%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섰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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