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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세계화’ 트럼프, ‘세계화 상징’ 다보스포럼 간다

사진=AP뉴시스


“美 우선주의 확산” 명분 내세워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3∼2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현직 미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참석은 2000년 빌 클린턴 이후 18년 만이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지도자들과 함께 ‘미국 우선주의’ 어젠다를 진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한다”며 참석 사실을 밝혔다.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정치·경제·문화계 거물들이 매년 1월 알프스 휴양지 다보스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민간회의다. 각국의 부자들과 어울리려 간다는 인상을 줄까봐 역대 미 대통령들은 많이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는 다보스포럼의 세계화·시장개방주의 비전과 충돌한다. 자신이 비난하고 거부해 온 개념의 소굴로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재벌 겸 텔레비전 유명인사로 평생을 살아오면서 세계적 비즈니스·미디어 엘리트로 인정받고 싶어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해 못할 결정도 아니라고 전했다. 또 다보스포럼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이후 호전된 미국 경제를 자랑할 수 있는 국제무대이기도 하다.

지난해 포럼에는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시진핑(習近平)이 참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시 주석은 당시 개막 기조연설에서 “보호무역을 추구하는 건 어두운 방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새 정부가 보호무역 조치를 취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유무역의 수호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포럼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 함께하는 미래 만들기’다. 포럼 창립자 클라우스 슈바프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민족주의가 발흥하고 무역과 안보에서 충돌이 많아지는 현상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놓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찾는 게 이번 포럼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물론 취임 첫해가 고르지는 못했지만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보면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대립은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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