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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아들 때문에 못살아!… 스트립바서 “아빠 뇌물” 떠벌려



베냐민 네타냐후(69·사진) 이스라엘 총리의 아들이 스트리퍼에게 지불할 돈을 빌려 달라면서 아버지와 석유재벌 간 뒷거래 사실을 들먹거리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뇌물 수사를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아들의 발언으로 궁지에 몰리게 됐다.

영국 가디언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등은 네타냐후의 아들 야이르(26)와 이스라엘 가스업계 거물 코비 마이몸의 아들 오리(26)가 나눈 대화 내용을 9일 보도했다. 대화는 전날 밤 이스라엘 하다샷TV 뉴스를 통해 녹음본이 처음 공개됐다.

당시 둘은 2015년 방탄 관용차를 타고 텔아비브 시내 스트립쇼를 하는 클럽가를 배회하던 중이었다. 이들은 이미 한 스트립 클럽에서 나와 다른 클럽으로 가던 길이었다. 차에는 다른 친구 한 명과 경호원, 운전기사가 타고 있었다.

문제의 발언은 술자리에 대해 외설스러운 농담을 하던 중 스트립 댄서에게 줄 돈을 빌려주지 않는 오리에게 야이르가 불평하는 대목에서 나온다. 야이르는 “우리 아빠가 너희 아빠를 위해서 대단한 거래를 성사시켜줬어”라며 “아빠는 이를 위해 국회에서 싸우고 또 싸웠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마, 우리 아빠가 너희를 위해 200억 달러(21조3360억원)짜리 거래를 성사시켜줬는데 너는 나한테 400세켈(약 12만3800원)도 못 대주냐”고 덧붙였다.

마이몸이 주주인 이스라엘 에너지회사 이스람코는 2015년 이스라엘 지중해 연안에서 새롭게 발견된 타마르 가스 매장지에 대한 개발권 일부를 정부로부터 따냈다.

야이르의 말대로라면 네타냐후가 마이몸을 위해 이 과정에 개입했다는 뜻이다.

네타냐후는 변호사를 통해 하다샷의 녹음본 보도를 막으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다샷은 보도 중단 요구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가족은 보도 직후 성명에서 “저질에 악의적인 가십”이라며 총리를 끌어내리기 위한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했다. 총리실은 기자들의 요구에도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야이르는 사과성명을 내고 자신의 발언이 술에 취해 나온 것일 뿐 사실을 반영하는 게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1년 넘게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네타냐후는 기업가와의 부당 거래를 암시하는 녹음본 공개로 불리한 상황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이스람코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본사에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미국의 이스람코 휴스턴 지사는 취재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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