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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 다시 느끼려” 평창 오는 미국인… 이색 봉사자들

박미자(왼쪽)씨가 지난해 7월 서울 서대문구청 강당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2차 교육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보순철씨가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 발대식에서 각종 국제대회 AD카드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박미자, 황보순철씨 제공


황보순철씨 “그랜드슬램 달성”
박미자씨 30년 만에 다시 봉사

17개 직종서 2만3000여명 활동
美·日 등에서도 1000여명 참가


박미자(74)씨는 1988 서울올림픽에 이어 30년 만에 다시 자원봉사자로 올림픽을 돕는다. 박씨는 “서울올림픽 자원봉사를 마치고 유럽여행을 갔다. 올림픽 이후 한국하면 떠오르는 ‘전쟁’ 이미지가 사라진 것 같아 굉장히 기뻤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영어 공부를 하게 됐고, 현재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영어 강의를 하고 있다. 박씨는 “자원봉사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친절함과 미소인 것 같다. 30년 전처럼 한국의 국격 상승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황보순철(53)씨는 평창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됐다. 황씨는 1984 LA올림픽을 시작으로 86 서울아시안게임, 88올림픽, 2002 한일월드컵,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등 숱한 국제대회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그는 “각종 대회에서 모은 AD카드(출입증)를 보면 굉장히 뿌듯하다. 자원봉사 후 느끼는 ‘보람’을 평창에서도 느끼고 싶다”고 했다. 황보씨는 평창에서 AD카드 제작 업무를 맡는다. 아들 승일(25)씨도 단기 운전인력으로 선발돼 이번 자원봉사는 더욱 뜻 깊은 일이 됐다.

32년 전 서울에 살았던 미국인 브라이언 시어링(55)씨는 당시 한국에서 쌓은 추억을 잊지 못해 이번 평창올림픽의 시상식 의전 봉사활동에 나서게 됐다. 그는 “당시 호떡집을 운영하던 ‘애순’ 아주머니와 친구가 됐던 기억이 있다”며 “젊은 시절 애순 아주머니를 만났던 것처럼 평창올림픽 자원봉사를 통해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에는 2만3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을 누빌 예정이다. 평창올림픽 조직위는 2016년 7월부터 자원봉사자 모집에 나섰다. 숙박, 통역, 관중 안내, 시상, 의무 등 7개 분야 17개 직종에 걸쳐 대회 전반적인 운영을 도울 자원봉사자들을 최종 선발했다. 경기가 열리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러시아, 캐나다 등 외국인 자원봉사자도 1000명 이상 참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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