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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야사] 하계·동계 분리개최 내막… 흥행수익 노린 사마란치 작품



현재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은 2년 터울이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올해 열리고 도쿄올림픽이 2020년에 열린다. 하지만 원래는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은 같은 해에 열렸다. 바르셀로나올림픽과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이 1992년에 열렸고 1996년에 애틀란타올림픽과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이 열려야 했다. 그런데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은 2년 앞당긴 1994년에 열렸고 이때부터 하계·동계올림픽간 엇박자가 시작됐다. 도대체 양 올림픽의 동행은 왜 막을 내렸을까.

1986년 10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1994년 동계올림픽 개최에 합의했다. 이후 4년 간격으로 하계올림픽 사이 중간에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고 발표했다. IOC가 총회를 열어 위의 발표 내용을 의결했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첫 동계올림픽 이후, 동계는 하계올림픽에 앞서 같은 해 1월이나 2월에 먼저 개최됐다. 70년 가까운 전통을 깬 IOC의 사마란치 위원장 등 집행위원회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인식된 동계올림픽에 더 많은 관심을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속내는 이와 달랐다. 바로 흥행과 수익 때문이었다. 1980년 IOC 수장에 오른 사마란치 위원장은 선출된 직후부터 적자로 신음하는 IOC의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방송중계권 판매 수입 증대와 적극적인 기업 스폰서 유치 등 수익 추구에 힘썼다. 이때 동계·하계 올림픽의 분리를 생각한 것이다. 같은 해에 하계와 동계올림픽이 모두 열리면서 사람들의 전반적 관심이 떨어지고 있었고 올림픽 피로감도 없지 않았다. 흥행성 높은 하계올림픽이 먼저 열리는 동계올림픽 때문에 시청률이 떨어지는 추세도 고려했다. 이는 방송권료와 스폰서 비용 하락으로 이어진다. 결국 총회 투표 끝에 찬성 78표, 반대 2표, 기권 5표로 동계올림픽은 하계올림픽과 이별하게 됐다.

사마란치 위원장의 복안은 통했을까. IOC가 내놓은 ‘올림픽 마케팅 팩트 파일 2017’에 따르면 올림픽 분리 직전 열린 1992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때 방송중계권 수입은 2억9190만 달러였다. 하지만 1994 릴레함메르(3억5290만 달러), 1998 나가노(5억1350만 달러), 2002 솔트레이크시티(7억3800만 달러) 등으로 갈수록 수입은 치솟았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는 동계올림픽 최초로 10억 달러를 돌파한 12억7950만 달러에 달했고,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때는 12억8900만 달러였다.

글=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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