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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내줘서 고마워!”… ‘화염과 분노’ 저자의 트윗



트럼프측 출판·배포 중지 요구에
‘화염과 분노’ 저자 감사 트윗

독자 관심 폭발… 출간 앞당겨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내부의 민낯을 폭로한 마이클 울프의 책 ‘화염과 분노: 트럼프 백악관 내부’(사진)의 출판 중지를 압박했지만 출판사는 오히려 출간일을 나흘 앞당겼다.

‘화염과 분노’의 출판사 헨리 홀트 앤드 컴퍼니는 4일(현지시간) 책에 대한 각계의 비상한 관심을 고려해 출간일을 오는 9일에서 5일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출판사 측에 “허위와 근거 없는 진술이 있다”면서 출판 및 배포 금지와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하지만 출판사 측은 성명에서 “우리는 국가적인 담론에 매우 특별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출판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저자 울프도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은 책을 사서 읽을 수 있다”면서 “(책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울프가 200여명을 인터뷰해 쓴 이 책은 러시아 스캔들을 ‘반역적’이라고 비판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인터뷰를 비롯한 핵폭탄급 폭로가 담겨 있다.

책 출간 저지 시도가 무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울프를 맹비난했다. 그는 “나는 이 가짜 책의 저자에게 백악관 방문을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으며, (면담 신청을) 사실 여러 번 거절했다. 책에 관해 대화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주장과 달리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백악관 관계자는 울프가 일반적인 언론사 출입증이 아니라 백악관 집무동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블루 배지’ 출입증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에서 ‘저격수’로 탈바꿈한 배넌은 자신이 설립한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로부터 퇴출당할 위기에 놓였다. ‘화염과 분노’ 인터뷰 내용으로 파문이 일자 그는 브레이트바트 뉴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미국 대통령은 위대하며 나는 늘 그를 지지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그를 오랫동안 후원해온 억만장자 투자가 로버트 머서를 비롯한 주요 재정 후원자들이 배넌에게서 잇따라 등을 돌리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주주로 있는 브레이트바트 이사회가 배넌의 거취를 논의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배넌은 지난 8월 백악관을 나온 이후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인사들의 ‘정리’를 추진해 왔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을 낙마시키기 위해 자신의 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파문으로 트럼프 지지층이 그를 외면하면서 독자적인 행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배넌의 지지를 모색해온 상당수 공화당 정치인들도 그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특히 배넌과 불화를 빚어온 공화당 주류는 그의 몰락을 반겼다.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은 “배넌이 그동안 선거에서 당선될 수 없는 후보들만 끌어모았다”면서 “그의 이탈은 공화당에 호재”라고 주장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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