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美 “과거 실패 반복 말자” 靑 “그런 말 없었다”… 온도차

사진=청와대제공·AP뉴시스


한·미 정상 통화 내용 공개… 양국 미묘한 차이

‘최대 압박’ ‘과거의 실패’ 등
표현은 靑 브리핑서 빠져
“실제 표현 아닌 대화 취지”


청와대와 백악관이 4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했지만 내용에 있어선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백악관의 경우 배포한 성명에서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을 지속하고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로(not repeat mistakes of the past) 합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청와대는 이에 대한 언급 대신 “문 대통령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강력한 입장을 견지해온 것이 남북대화로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고 소개했다. ‘최대 압박’이란 용어나 ‘과거의 실패’라는 표현 자체가 청와대 브리핑에는 빠져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이 그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전체 맥락상 지금까지 해온 유엔을 통한 압박이 충분히 이행돼야 한다는 대화 취지를 반영해 백악관이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즉 ‘최대 압박’과 ‘과거의 실패’는 두 정상이 주고받은 ‘실제 표현’이 아니라 ‘대화의 취지’를 백악관이 그런 식으로 자체 정리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설명이 맞다면 백악관이 그동안 취해 온 대북 압박정책의 정당성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최대 압박’이란 표현을 성명에 넣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이전 정권들의 대북 정책 실패를 부각시키려고 ‘과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말도 포함시켰을 개연성이 높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 간 통화에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백악관의 발표 내용을 우리도 사전에 알았고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문동성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