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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식일지 두고보자”… 트럼프, 北 의구심 안 풀어

사진=AP뉴시스


“내 핵단추가 더 크고 강해”
김정은 신년사 비꼬아

맥매스터 “김정은의 말은
핵무기 만들고 있다는 사실”

美 정부도 “달라진 것 없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나도 핵단추가 있다. 훨씬 크고 강하다. 게다가 내 단추는 작동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핵단추가 내 책상에 있다’고 말한 것을 비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헐벗고 굶주리는 북한 사람들 중에 누가 김정은에게 전해 달라”며 이렇게 썼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다고 하지만 미국에 상대가 안 된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내 단추는 작동한다”고 말해 북한의 핵무기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걸 꼬집기도 했다.

앞서 11시간 전에 올린 트위터에서는 “로켓맨(김정은)이 처음으로 한국과 대화를 하자고 한다”며 “이것이 좋은 소식일지, 안 좋은 소식일지는 두고 보자”고 말했다. 남북대화 제안의 숨은 의도를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제재와 ‘다른 압박’이 북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북한 병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남한으로 탈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체제 내부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국면전환용으로 남북대화를 제안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의 대북 정책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계속 북한에 최대의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신년사를 듣고 안심한 사람이 있다면 신년 연휴에 샴페인을 너무 마셔서 그럴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김정은이 말하고자 한 것은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북한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이던 국무부도 마찬가지였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남북한이 대화를 하겠다면 좋다. 그건 그들의 선택”이라면서도 “김정은의 말에 진지함이나 신뢰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이 한·미 간의 틈을 벌리려 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 CBS방송은 “북한이 이번 주나 다음 주 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기 위한 초기 단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또 발사 준비 장소가 지난해 11월 ICBM급 미사일을 쏜 곳과 같은 평양 북부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이 만일 또 다른 미사일을 쏜다면 더욱 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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