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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 벌써 5일째… 최소 12명 사망



정부, SNS 막고 여론 통제

이란 소요에 신난 트럼프
“테러지원국이 인터넷 폐쇄”


이란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로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400명이 체포됐다. 시위가 계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란 관영 TV는 1일(현지시간) 지난 28일 시작돼 5일째 지속된 시위로 1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더 이상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 영국 SKY뉴스는 50여개 도시에서 시위가 열렸으며, 최소 2명은 시위 중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지난 28일 이란 제2도시 마슈하드에서 처음 시작된 시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 현장과 유혈 진압 실태 등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당초 높은 물가와 실업률 등 생활고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서였지만 점차 비선출직 이슬람 성직자들과 중동 정책에 대한 분노로 퍼져나갔다. 이란 정부는 이를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 인구 절반인 4000만명이 사용하는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을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차단했다.

시위를 가장 반기는 건 이란 정부를 ‘눈엣가시’로 여겨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29일부터 연일 ‘이란 시민 지지’를 외쳐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텔레그램 차단과 관련해 “최고 테러지원국 이란이 이제는 인터넷까지 폐쇄했다. 좋지 않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시위가 고조되면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사태 진정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31일 “이란 국민은 당연히 비판하고 저항할 권리가 있다”며 반정부 시위에 대한 포용 의사를 밝혔다. 전국적 시위로 동요된 민심을 어루만지겠다는 유화 제스처로 풀이된다. 또한 개혁파인 로하니 대통령이 보수적 종교 세력에 맞서는 동력으로 이번 시위를 역이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로하니 대통령은 “비판과 저항의 방법에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시위가 공공 안전에 우려를 불러일으켜선 안 된다”며 과도한 폭력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어 “지금 이란 국민을 동정하려는 미국의 한 남자는 불과 몇 달 전에 우리 국민을 테러리스트라고 했던 자신의 말을 잊어버린 것 같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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