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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잠재적 北 해빙 신호탄”… 한·미 이간질 의구심도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1일 신년사에 대해 엇갈린 평가와 반응을 내놨다. 김 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남북대화를 제안한 데 대해서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킬 것이라며 대체로 긍정적인 시각이지만 일부에서는 한·미 갈등을 노린 것이라는 의구심도 제기했다. 북한이 미국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과장된 것이어서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 신년사는 북핵 위기의 잠재적 해빙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남북이 만나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대화 시도가 될 것“이라며 “북한의 대화 제안은 지난 11월 핵무기를 완성했다고 주장한 이후 어느 정도 예상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김 위원장 신년사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바라는 한국 정부에 희망을 주는 것”이라며 “구체적이면서도 행동 가능한 제안을 담고 있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존 딜러리 연세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딜러리 교수는 또 김 위원장이 미국에 대해서는 다소 호전적으로 발언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공격은 자제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이 조율을 거쳐 북한과 본격적으로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대릴 킴벨 군축협회 소장은 “평창올림픽은 오판으로 인한 전쟁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문제를 놓고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미국 정치 지도자들은 한국 정부와 협조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남북대화 제안이 한·미 갈등을 노린 것이라며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윤덕민 전 외교연구원장을 인용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한국 정부로서는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이기 전에 (전폭적인) 남북대화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 관계는 북·미 관계의 변화가 있어야 진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미국에 대한 억지력을 보유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기술적으로 검증이 안 된 주장이라며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분위기다. 유안 그레이엄 로위국제정책연구소 국장은 CNN방송을 통해 “김 위원장의 핵단추 발언은 노이즈(잡음)에 불과하며 새로운 얘기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CNN은 김 위원장 신년사 발표 몇 시간 전에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수일 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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