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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과 유류 밀거래 中에 실망”… 中은 전면 부인

지난 10월 19일 북한 금별무역 소속 선박 예성강1호(각 사진 화살표 표시된 배)가 외국 선박과 물건을 옮겨 싣는(환적) 장면을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21일 공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르면 북한 선박과의 환적은 금지돼 있다. 미국은 북한이 중국을 비롯한 제3국과의 환적을 통해 제재를 피해가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미 재무부 제공


트럼프 “현행범으로 딱 걸려
中, 北에 석유 계속 허용하면
우호적 해결책 결코 없을 것”
對中 무역 강경책 대놓고 경고

中 국방부 “밀거래 존재 안 해”

VOA 방송 “남포·송림항 등
北의 대표적 석탄 취급 항구에
야적됐던 석탄 더미 사라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중 간 유류 밀거래 의혹을 직접 비난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대북 제재 강화로 북한의 석탄 취급 항구들이 텅 비었고, 오가는 선박들도 사라졌다는 소식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트위터 글에서 “현행범으로 딱 걸렸다”면서 “중국이 북한에 석유가 들어가도록 계속 허용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난다면 북한 문제에 대한 우호적 해결책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북한과 중국 선박들이 지난 10월 이후 서해 공해상에서 유류를 밀거래하는 장면을 정찰위성을 통해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도 “석유가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 문제에 관해 우리를 돕지 않는다면 내가 항상 하고 싶다고 말해온 일들을 정말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對中) 무역 강경책을 시사하면서 중국을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 문제로 나를 돕는다면 무역 문제를 약간 다르게 봐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가 북한을 다루는 방식은 그들을 터프하게 대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인내심이 조만간 바닥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풀이했다.

미 국가이익센터(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소장도 로이터통신에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 수준의 제재를 하지 못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으로 그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브로맨스(남성 간의 친근한 관계)는 결국 끝나게 됐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북한과의 유류 밀거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10월 19일 중국 선박이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 예성강 1호에 유류를 환적했다는 보도에 관해 조사를 진행했다”며 “해당 선박은 8월 이후 중국 항구에 정박하지 않았고 출입한 기록도 없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또 홍콩 선적이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정유를 넘겼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구체적인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앞서 런궈창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유류 밀거래 의혹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부인하지만 확실한 밀거래 증거가 나오자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위성사진 관찰 결과 남포항과 대안·송림항 등 북한의 대표적인 석탄 취급 항구들에 야적됐던 석탄 더미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전했다. 유엔 제재로 북한의 석탄 수출이 가로막힌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VOA는 “남포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선박 3척이 정박했다 떠나던 모습이 꾸준히 관측됐었다”며 “그러나 올 3월에는 선박이 한 척도 나타나지 않았고, 4월부터 11월까지 항구가 비어있는 시간이 훨씬 더 길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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