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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에 트럼프驛·트럼프街·트럼프공원… 이스라엘의 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AP뉴시스


성지 순례자들은 십수년 뒤부터는 예루살렘을 찾을 때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되새기게 될지 모른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심장부에 ‘도널드 트럼프역’을 만들고 각지 거리와 공원에도 트럼프 이름을 붙이겠다는 계획을 잇달아 밝히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교통장관은 예루살렘 옛 시가지에 계획 중인 고속열차역에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붙여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방송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스라엘은 향후 15년간 20억 달러(약 2조1400억원)를 들여 텔아비브과 예루살렘을 잇는 고속철을 놓을 계획이다.

트럼프역(가칭)은 옛 시가지 성곽 안에 지어지며 이곳에 도착한 승객은 남동쪽 덩 게이트(Dung Gate) 인근에 하차하게 된다. 덩 게이트는 유대인의 성지이자 대표 명소인 ‘통곡의 벽’(서쪽 벽)으로 이어지는 통로다. 모리아산으로 불리는 성전 산도 가깝다. 예루살렘 순례자나 여행객 대다수가 트럼프역이나 주변을 거치게 된다는 뜻이다.

이스라엘은 역 명명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보답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수도라고 주장하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공식 선언하고 미국대사관을 기존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카츠 장관은 “새 역에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붙이기로 한 건 그의 역사적이고 용감한 결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이런 방침은 트럼프 대통령 선언을 앞세워 예루살렘이 자신들의 수도임을 못 박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예루살렘 옛 시가지와 그 주변 도시는 이-팔 분쟁에서 가장 민감한 지역이다. 이런 곳에 트럼프 딱지를 붙이는 것은 ‘이곳은 미국이 공식 인정한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는 셈이다.

이스라엘은 다른 곳에도 트럼프 이름을 붙일 계획이다. 아리에 킹 예루살렘 시의회 의원은 팔레스타인 거리인 살라 아드 딘 거리의 이름을 트럼프 거리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스라엘 북부 키르얏 얌의 데이비드 이븐 추르 시장은 내년 4월 개장할 새 공원에 트럼프 이름을 붙이고 개장식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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