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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南北-美 한자리서 대화 완벽한 기회” 포린폴리시





포린폴리시, 미 전문가 주장 실어

“북한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한·미연합훈련 중단해야
강행 땐 북 도발 가능성도”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한과 미국이 한자리에 앉아 대화할 수 있는 완벽한 기회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미 군사 전문가들의 주장을 실었다.

핵 확산 반대 국제단체 ‘플라우셰어펀드’의 톰 콜리나 정책국장과 캐더린 킬로그 연구원은 ‘북한은 동계올림픽을 날려버릴 것인가’라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을 통해 “한국과 미국 정부는 평창올림픽 기간에 연합훈련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콜리나 국장 등은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경우 ‘전 세계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보내는 위대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하지만 한·미 연합훈련이 북한의 참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한·미 양국 병력 30만명이 동원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제거하는 참수작전까지 포함된 연합훈련에 반발해 왔다. 따라서 평창올림픽 때 훈련이 예정대로 강행될 경우 북한이 선수단 파견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평창올림픽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특히 북한이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대한항공 폭파 사건을 저지른 일을 상기시켰다. 1987년 11월 2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858편은 공작원 김현희가 설치한 폭탄이 터지면서 승객 115명과 함께 인도양 상공에서 실종됐다. 미국은 곧바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지만 서울올림픽의 안전에 대한 불안과 우려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북한이 이번에도 평창올림픽을 볼모로 도발할 개연성은 다분히 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정유제품 90% 차단과 해외 노동자 2년 내 송환을 골자로 하는 제재를 결의하자 ‘전쟁행위’라고 반발했다. 추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을 전격 재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콜리나 국장 등은 “미국은 과거에도 북핵 협상 전략 차원에서 1992년과 1994년 두 차례나 한·미 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를 중단한 전례가 있다”며 “이번에 국제 스포츠 행사를 계기로 고조된 한반도 위기를 진정시킬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올림픽 기간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유엔총회가 올림픽 기간 중 휴전을 결의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간 충돌 가능성을 완화하기 위해 평창올림픽 때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하자고 제안했지만 미국은 아직까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훈련 연기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고,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금 시점에 미래의 훈련 계획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응을 내놨을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역시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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