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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이 로켓맨 vs 늙다리 미치광이… 올해 승자는 김정은”



NBC, 트럼프 정책 실패 꼬집어
北 기술 진보 막을 힘 없다 일침
다른 언론도 “독단적 전략”
전문가 “전투적 언사, 오해 가능성”


올해 북·미 간 ‘갈 데까지 가보자’식 대결에서 승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주변국과의 공조가 없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일변도 대북 정책은 효과를 보기는커녕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NBC뉴스는 23일(현지시간) ‘김정은은 2017년 난타전에서 어떻게 도널드 트럼프를 이겼는가’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트럼프의 대북 정책 실패를 지적했다. 미국 몬터레이의 미들베리 국제문제연구소 제프리 루이스는 NBC에 “2017년에 김정은이 트럼프를 이겼다는 점에는 의문이 없다”고 단언했다.

올해 국제사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국가 간 격전은 트럼프와 김정은의 대결이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꼬맹이 로켓맨’으로, 김정은은 트럼프를 ‘늙다리 미치광이’로 부르며 전례 없는 말싸움을 벌였다. 그러는 동안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 관련 시험과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킬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내놨지만 북한 측은 이를 ‘개 짖는 소리’에 비유하며 개의치 않았다.

트럼프는 올 초 북한이 미국을 강타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김정은은 지난 1년간 목표 달성에 한층 가까이 다가갔다. NBC는 북한이 올해 가장 강력한 핵무기와 수소폭탄을 시험하고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최초의 대륙간탄도미사일 3기를 발사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년 초 미국 공격이 가능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일부는 이미 보유한 것으로 여긴다고 NBC는 전했다.

트럼프가 북한의 기술 진보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팽배하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전면전에 가까운 언쟁을 벌이며 북한을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상황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 미국 내 평론가들은 트럼프의 대응이 혼란스럽고 실용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한다.

외교안보 전문지 ‘더내셔널인터레스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1990년대 초 걸프만의 페르시아 위기 때 사용한 전략을 환기시키며 트럼프의 일방적 대북 접근을 비판했다. 부시는 이라크 추방을 위해 최선의 연합을 구성하고 여러 관련 국가와 섬세한 일련의 협상을 진행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반면 트럼프는 중국, 러시아 등과 제대로 된 협상을 추진하지 않은 채 거의 독단적이고 일방적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2일 채택한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은 ‘가장 강력한 압박’이라는 평가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대로 당초보다 수위가 낮아졌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NBC는 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 조치나 트럼프의 최후통첩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계획 속도를 늦추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는 트럼프의 전투적 언사가 오히려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오해의 소지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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