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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트리 팔아 돈 버는 중국 “성탄 축하는 안돼”



중국이 여러 지역에서 크리스마스 배척 운동을 벌이고 있다. 세계 최대의 크리스마스 용품 제조국이면서도 서구 축제라는 이유로 배척하는 것은 모순이란 지적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의 청년엘리트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후난성 난화대 공청단 학생들에게 크리스마스 행사에 참석하지 말라는 내용의 행동수칙에 서명을 요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4일 전했다.

공청단은 웨이보에 게재된 성명에서 “공산당원들은 공산주의 신념을 따르는 모범이 돼야 한다”며 “미신을 믿거나 아편과 같은 서구 정신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청단은 당원이나 직계가족이 크리스마스이브와 성탄절에 종교행사에 참여했다가 적발되면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랴오닝성 선양 약과대학 공청단도 소속 학생들에게 성탄절을 비롯한 기독교 축제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했다. 안후이성 공청단은 서구 열강의 침략을 당한 중국 역사를 거론하며 성탄절을 중국의 ‘치욕절’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매년 12월이면 중국에서 크리스마스 관련 논쟁이 벌어지곤 하지만 올해는 공청단과 대학을 중심으로 유난히 비판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공산당원이 서양 명절 관련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금지됐다. 실제로 후난성 헝양시 기율검사위는 당원 간부의 직계가족까지 성탄 행사 참여를 금지하고, 인조 눈꽃을 팔거나 뿌리는 행위는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움직임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19차 당대회에서 ‘중국 문화의 재융성’을 강조한 후 서구 축제인 크리스마스 행사에 제동을 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도 크리스마스 관련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대도시 상가마다 트리 등 크리스마스 장식이 넘쳐나고, 식당 등에서도 관련 이벤트가 인기다. 올해 2만여개의 크리스마스 관련 장식을 선보인 알리바바의 T몰에서는 60만개가 넘는 트리와 300만개의 장식물이 팔려나갔다.

중국은 특히 전 세계 크리스마스 장식용품의 60%를 생산하며 돈을 벌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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