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호주서도 차량 테러… 한국인 3명 중상 등 19명 부상

호주 멜버른에서 21일(현지시간) 인파로 돌진해 어린아이 등 10여명을 다치게 한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현장에 멈춰서 있다.AP뉴시스


크리스마스 테러 공포 확산

아프간계 30대 호주시민권자
인파 몰린 도심 인도로 질주
IS의 미국·유럽 테러 방식
미취학 아동 등 4명 중태
한국인 남성 2명·아동 1명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이어 호주 제2의 도시 멜버른 한복판에서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행인을 노린 테러가 벌어져 한국인 3명이 중상을 입는 등 20명 가까이 다쳤다.

차를 몰고 인파로 돌진한 점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들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벌인 테러 방식과 동일하다. 유사 사건이 잇따르자 서구 주요 도시에서는 IS발 크리스마스 테러 공포가 커지고 있다.

현지 일간 헤럴드선과 CNN, 뉴욕타임스 등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21일 오후 4시45분쯤(현지시간) 멜버른에서는 흰색 스즈키 사륜구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플린더스 스트리트역 앞 인도를 덮쳐 최소 19명이 부상했다. 이 중 4명이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외교부는 호주에 단기 체류 중인 한국인 관광객 3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확인했다. 성인 남성 2명이 폐와 골반 등을 다쳐 중환자실에, 아동 1명이 다리 골절로 일반 병실에 입원했다고 한다.

플린더스 스트리트역 주변은 세인트 폴 대성당과 페더레이션 광장 등 여러 명소와 쇼핑센터가 밀집해 멜버른에서 가장 붐비는 거리다. 사건 당시 현장은 막바지 크리스마스 쇼핑에 나선 사람들까지 더해져 평소보다도 혼잡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도너츠 가게 주인은 SUV가 시속 100㎞에 육박하는 속도로 달렸다고 CNN에 전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현장에서 차량 운전자인 32세 남성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계 호주 시민권자로 혼자 차에 탑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그가 폭력 전과와 약물 남용 전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셰인 패턴 빅토리아주 경찰국장 대행은 기자들에게 “지금 우리는 (이번 사건이) 테러리즘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어떤 증거나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테러와 무관함을 확실히 하기 위해 대테러 부서의 수사를 계속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우발적 범행이 아닌 신중히 계획한 공격으로 보고 있다.

플린더스 스트리트역 주변 거리와 명소는 그동안 테러 계획의 표적에 올랐던 곳이지만 실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는 처음이다. 약 한 달 전에는 한 남성이 새해 전야 페더레이션 광장에서 총기 테러를 계획한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해 12월 호주 경찰은 크리스마스에 멜버른 도심 일대에서 폭발물 테러를 벌이려던 계획을 막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IS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서구 주요 도시에서 테러를 벌이도록 추종자들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11일 뉴욕에서는 방글라데시 출신 이민자 아카예드 울라(27)가 타임스스퀘어 인근 지하 보행로에서 몸에 두른 폭발물을 터뜨려 그를 포함한 5명이 다쳤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