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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상징’ 떠오른 16세 팔레스타인 소녀

아헤드 타미미(위 사진 오른쪽)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인을 때리고 있다. 아래는 20일 법정에 출석하는 타미미. 트위터 캡처, AP뉴시스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주먹을 휘두른 팔레스타인 소녀가 징역형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고 미국 ABC뉴스와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녀는 이스라엘 점령에 저항하는 신세대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군인 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아헤드 타미미(16)는 이날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군사법정에 출석하며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긴급체포돼 수감된 지 3일 만이다.

타미미는 지난 15일 중부 작은 마을인 네비 살레에서 자신의 집 앞을 지키고 서 있던 무장군인 2명에게 다가가 “여기 있지 말고 꺼지라”며 밀치기를 반복했다. 군인들이 버티자 타미미는 주먹으로 군인의 얼굴을 가격하고 무릎 아래를 걷어차며 더 거칠게 맞섰다. 군인은 총을 들고 있었지만 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은 타미미 집에서 ‘폭도들’이 돌을 던져 군인들을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타미미 가족이 당시 상황을 녹화한 동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팔레스타인인들을 자극했다. 당초 별 대응을 하지 않던 이스라엘군은 18일 새벽 집에 들이닥쳐 타미미를 체포했다. 타미미가 지난 수년간 항의 시위를 벌였지만 구속되기는 처음이다.

타미미는 마을에서 잘 알려진 10대 활동가다. 2015년 8월 시위 도중 이스라엘 군인이 남동생을 체포하려 하자 손등을 물어뜯었고 2012년 11월에는 무장군인 바로 앞에서 주먹을 치켜들기도 했다.

보석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서 판사는 타미미에게 5일의 추가 구금을 결정했다. 타미미는 다리에 족쇄를 차고 법정에 나왔다. 타미미의 아버지 바셈은 방청석에서 딸을 향해 “강하게 버텨야 한다”고 소리쳤다. 바셈은 “딸이 팔레스타인 지도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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