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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투표, 이름 적어 트럼프에 보고”… 美유엔대사 ‘협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사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20일(현지시간) 유엔 회원국들을 겁박했다. 21일 열리는 유엔총회의 예루살렘 관련 결의안 표결에서 미국 입장을 거슬러 찬성표를 던지면 재미없을 것이라는 으름장이었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 것은 국제사회의 오랜 합의를 깬 것이어서 유엔의 도마에 올랐다. 지난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트럼프 정부의 결정을 비난하는 결의안이 올라왔으나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됐다. 같은 내용의 결의안이 이번에 유엔총회에 상정됐다. 총회는 안보리와 달리 거부권이 없고, 회원국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결의안이 채택된다.

헤일리 대사는 “우리의 선택을 비판하는 결의안 표결이 진행된다. 미국은 (우리 뜻에 반하는 회원국의) 명단을 만들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는 유엔주재 각국 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표결을 개인적인 모욕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기 바란다. 대통령은 우리를 거스르는 투표를 하는 나라에 대해 보고하라고 내게 지시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헤일리 대사를 칭찬하면서 “우리 뜻에 반하는 표를 던질 테면 던지라고 해라. 우리는 그만큼 돈을 많이 아끼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비난 결의안에 찬성하면 그동안 줬던 원조를 끊겠다는 얘기다.

유럽외교협회의 유엔 전문가 리처드 고완은 “별나게 어리석은 전략”이라고 혹평하면서 “거의 모든 회원국이 미국 입장에 반하는 투표를 할 것 같다”며 미국의 대패를 예상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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