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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개혁파 대부’ 라프산자니 시신서 독극물 검출



방사성 물질 폴로늄 나와
강경파와 갈등… 독살설 제기

올해 1월 심장마비로 사망한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사진) 전 이란 대통령 시신에서 독성 강한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 페르시아어판인 ‘라디오 파르다’와 일본 NHK방송 등은 라프산자니의 딸 페아제 하셰미가 이란 개혁파 인터넷 미디어 ‘에테마드’에 “아버지 시신에서 폴로늄이 보통의 10배 이상 검출됐다”고 말한 내용을 17일(현지시간) 전했다.

라프산자니는 이란 내 중도온건파를 대표하는 인물로 숨지기 전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을 지지했다. 이 때문에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지지하는 보수강경파와 대립했다. NHK는 “이런 역학관계를 감안하면 방사성 물질 검출은 독살설 등 여러 추측을 낳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페아제는 “보건 당국이 아버지가 심장 문제 때문에 사망했다고 서둘러 발표했지만 아버지는 심장에 어떤 문제도 없었고 건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페아제는 이번에 이란 보안 당국 관계자들이 자신의 가족을 찾아와 고인의 시신에서 폴로늄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밝혔다. 보안 당국은 폴로늄이 사망 원인은 아니라면서도 어떻게 해서 몸속에 들어갔는지는 모른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로늄-210은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2억5000만배 강해 인체에 유입되면 장기를 파괴시킨다. 2006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한 전직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영국에서 폴로늄-210에 중독돼 사망했다. 또 2004년 갑작스럽게 타계한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폴로늄-210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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