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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폭스 인수… 미디어 어벤저스 탄생



영화·TV 등 핵심 사업만
57조원 규모 매머드급 빅딜
온라인서 넷플릭스와 경쟁


월트디즈니가 21세기폭스의 핵심 사업을 인수하는 524억 달러(약 57조원) 규모의 매머드급 ‘빅딜’을 체결했다. 두 공룡의 결합으로 할리우드는 물론 전 세계 미디어업계가 지각변동을 맞을 전망이다.

양측은 14일(현지시간) 이같은 인수·합병(M&A) 결과를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계약을 통해 폭스의 가치가 750억 달러(81조6600억원) 이상으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써 디즈니는 20세기폭스 영화사와 폭스 서치라이트 영화사, 폭스 2000 영화사를 인수하게 된다. 이들 회사들은 영화 아바타, 엑스맨, 데드풀, 혹성탈출 등을 소유하고 있다. 디즈니는 또 폭스의 TV스튜디오, FX 프러덕션,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케이블 채널 및 해외 자산도 넘겨받는다. 137억 달러(약 15조원)에 이르는 21세기폭스의 순부채도 떠맡을 예정이다. 대신 폭스의 기존 주주들은 폭스 주식 1주당 디즈니 주식 0.27주를 소유하게 된다. 폭스뉴스와 폭스스포츠, 폭스방송 네트워크 등 일부 계열사는 분사해 폭스에 남는다.

디즈니는 M&A를 통해 플랫폼 확보와 콘텐츠 강화라는 ‘일석이조’를 겨냥하고 있다. 특히 자사 콘텐츠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안정적인 플랫폼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스트리밍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자체 제작 비중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계약을 통해 폭스가 가지고 있던 지상파 방송연합의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 지분을 매입하게 된다. 기존 디즈니의 훌루 지분을 더하면 전체 지분이 60%가 된다. 과반 지분을 확보해 스트리밍 업계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콘텐츠 라인업도 한층 강화된다. 20세기폭스가 보유한 마블 히어로들의 판권 회수 덕분이다. 디즈니가 2009년 이미 히어로물의 대명사인 마블을 인수했던 만큼 유명 히어로가 총출동하는 새로운 ‘마블 유니버스’ 출범이 가능해진다.

다만 남은 관건은 정부의 M&A 승인 여부다. 로이터는 미 법무부가 반독점법 위반 소송으로 AT&T의 타임워너 인수를 제지한 사례를 들어 “당국의 허가 여부는 아직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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