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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푸틴 패러독스’… 서방이 공격하면 인기 상승

사진=신화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 언론에 ‘슈퍼 악당’처럼 묘사되지만 이렇게 부정적으로 그려질수록 자국에서는 ‘국제정치의 강력한 배후조종자’로 인식돼 지지가 더욱 공고해진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에게 악재는 많았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일로 국제사회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미국 대선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고, 지난 5일에는 도핑 스캔들 때문에 내년도 러시아 대표팀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금지됐다. 그러나 모스크바 국제관계연구소 안드라니크 미그라니안 교수는 악재로 여겨지는 일련의 사건들이 “푸틴에게는 선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일들은 러시아 국민 대다수에게 나라가 ‘포위된 요새’ 같은 처지라는 인상을 줘 지도자 아래로 똘똘 뭉치게 한다는 것이다.

국제무대에서의 세력 확장도 성공적이다. 중동에서 미국이 머뭇거리는 사이 러시아는 상당한 입지를 굳혔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같은 독재자의 자국민 학살을 눈감아주고 화끈하게 지원한 것이 세력 확장의 비결로 꼽힌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 아사드 대통령의 환대를 받으며 시리아를 방문해 양국 군이 공조한 시리아 내전의 승리를 선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출전 금지 발표가 나온 다음날 대통령 4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달 기준 지지율이 81%에 달하는 데다 이렇다 할 적수가 없어 내년 3월 대선에서 승리가 확실시된다. 4선에 성공하면 24년간(2000∼2024년) 집권으로 이오시프 스탈린(1879∼1953) 공산당 서기장(29년)에 다음가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글=천지우 기자,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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