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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지금은 때가 아니다”… 美정부 대북 대화 ‘온도차’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현재로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위과의 외교적 채널들이 열려 있으나 영원이 열려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노어트 대변인이 지난 8월9일 국무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는 모습. AP뉴시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조건 없는 대화’ 제안에 북한이 침묵하자 백악관과 국무부에서는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 방북을 마치고 뉴욕으로 복귀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도 “북한은 지금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유엔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13일(현지시간) 논평을 내고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북한은 먼저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진지하고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을 고려할 때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날 “날씨 이야기라도 좋다. 일단 전제조건 없이 만나자”고 제안한 틸러슨 장관의 발언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한반도의 평화적 비핵화에 관해 신뢰할 만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면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며 “그러나 지금 당장 북한이 테이블에 앉아 그런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는지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말해 북한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노어트 대변인은 “틸러슨 장관이 북한에 ‘일정 기간 도발을 중단하는 유예기간’을 제안한 것은 새로운 정책이 아니다”며 “우리의 정책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방북 결과를 보고하면서 “북한은 지금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엔에서 비공개 브리핑을 들은 안보리 관계자는 “펠트먼 사무차장이 김정은 정권은 억지 능력을 확보할 때까지 핵 개발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안보리는 15일 북한 핵·미사일과 관련한 장관급 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는 미국을 대표해 틸러슨 장관도 참석한다.

일각에서는 틸러슨 장관이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면서 북한과의 사전조율은 물론 미 행정부 내부에서조차 논의를 거치지 않은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백악관에서 틸러슨 장관의 ‘조건 없는 대화’ 제안이 혼란을 부추길 소지가 있어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틸러슨 장관의 파격적 제안이 동맹국들을 혼란스럽게 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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