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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문턱 낮춘 美… 북핵 해결 중대 갈림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가운데 인민복 차림)이 12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차 군수공업대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 개발자들에게 표창장을 주고 있다. 노동신문


외교적 해법 실패할 경우
군사적 옵션밖에 없다는
북핵 문제 급박성 작용

외신들 “공개적인 초대장”
“가장 분명한 외교적 접근”

트럼프 승인 여부 불분명
일부 언론 평가 유보하기도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자 외신들은 “공개적인 초대장”이라며 놀랍다는 반응들이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분명한 외교적 접근’이라는 평가부터 ‘기존의 요구에서 물러선 것’이라며 대북정책 기조 변화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의 제안을 승인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평가를 유보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는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조건 없는 대화를 제시한 배경으로 북한 핵 문제의 급박성을 들었다. 그는 이날 국무부 직원들을 상대로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도 북핵 해결이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면 외교가 할 수 있는 경계를 넘게 된다”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여러 차례 말했듯 그렇게 되면 외교는 실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적 해법이 실패할 경우 군사적 옵션을 가동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러나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낙관한다고 강조했다. 역대 최고 수위의 대북 제재가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조금 더 북한을 압박하면 북한이 대화에 나올 것이라는 인식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대북 중유 공급 중단을 강하게 요청한 것도 북한을 협상장으로 유인하기 위한 장치라는 걸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등 해외 언론들은 틸러슨 장관의 제안 소식을 긍정적으로 다뤘다. 미국의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의 협상에 문을 활짝 열었다”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평양을 향한 가장 분명한 외교적 접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CNN방송도 “핵·미사일 실험과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외교에 참여하자는 직접적이고 공개적인 초대장을 북한에 보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로이터 통신은 “어떤 협상도 북한의 핵무장 해제를 기초로 한다는 기존 요구로부터 한 발 물러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미국과 만나려면 핵무기 포기에 대한 진지함을 보이라고 요구한 국무부 정책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로이터 통신은 그러나 틸러슨 장관의 이런 노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백악관 대변인이 내놓은 모호한 성명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승인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고 분석했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틸러슨 장관의 제안 직후 성명을 내고 “북한은 한국 일본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북한의 행동은 어느 누구에게도 좋지 않지만 자기 자신에게도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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