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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성경에도 수도는 예루살렘” vs 마크롱 “국제법 어긋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미국대사관 앞에서 11일 반미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얼굴이 인쇄된 성조기를 태우고 있다. 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동 기자회견 도중 설전을 벌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뉴시스


두 정상 날카로운 신경전

EU국가 대부분 ‘수도 선언’ 비판
反美 시위 아시아 아프리카 확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성경 내용까지 앞세워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주장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파리를 방문한 네타냐후는 10일(현지시간) 마크롱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유대인과 예루살렘 간 천년지기를 부정하려는 노력은 터무니없다”며 “당신들은 성경이라 불리는 아주 훌륭한 책에서 그 사실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전했다. 이어 “예루살렘은 3000년 동안 이스라엘의 수도였을 뿐 다른 누구의 수도였던 적이 없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이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는) 현실을 빨리 받아들일수록 더 조속히 평화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마크롱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하며 “프랑스는 국제법에 기초한 유일한 해결책은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이스라엘-팔레스타인)를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네타냐후를 향해 평화적 공존은 오직 협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팔레스타인과 관련해 용감한 행보를 보이고 교착 상태를 극복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네타냐후는 “파리는 프랑스의 수도이고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받아쳤다. 또 “우리는 당신들의 역사와 선택을 존중한다”며 “그리고 우리는 친구로서 당신이 우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며 마크롱과 신경전을 벌였다.

네타냐후는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과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유럽을 방문했다. 그는 EU 외교안보 대표들과도 예루살렘을 둘러싼 논쟁을 벌였다. EU 회원국은 대부분 미국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을 비판하고 있다.

미국의 ‘이스라엘 편들기’에 항의하는 반미 시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접경지를 넘어 레바논 등 다른 중동 국가와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등 남아시아로 확산됐다. 스웨덴에서는 유대인들이 거리에서 습격을 당하는 등 반유대주의 정서가 고조되고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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