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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에 北 독자 타격 통보설… 中, 특사 보내 확인”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왼쪽)이 방북 사흘째인 7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이번 방북은 지난달 29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5형을 발사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이뤄졌다. 이에 따라 북핵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8일까지 북한에 머무른다. AP뉴시스


‘화성 15형 시험발사 직후 통보’
소문 진위 여부 파악 임무
정저광 외교부 부부장 방미
워싱턴 소식통은 “금시초문”


미국의 독자적인 북한 타격 통보설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이 미국에 특사를 파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6일(현지시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을 시험발사한 직후 미국이 한국에 ‘독자적으로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는 루머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이 미국에 특사를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정저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이 특사 임무를 띠고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했다. 정 부부장은 주미 중국대사 내정자로 알려져 있다.

정 부부장의 특사 임무는 북한 문제로 고조된 미·중 간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무엇보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ICBM급 화성 15형을 발사한 직후 미국이 독자적으로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고 한국에 통보했다는 루머를 접한 중국 지도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긴급히 특사를 파견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특히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이 잇따라 전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자 바짝 긴장한 것으로 보인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지난 2일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날마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고, 그레이엄 의원은 3일 CBS방송에 나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공론화하고, 주한미군 가족들을 한국 밖으로 대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정 부부장의 또 다른 특사 임무는 중국이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중국 대형 은행과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 등 중국 국영기업들을 겨냥한 제재에 나설 움직임을 포착하고 이를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독자적으로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한국에 통보했다는 루머는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중국이 북핵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극복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트럼프 클럽에 합류하고 싶어한다’는 글에서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장성 간 회의에서 양측은 쿠바 미사일 위기에 대한 공동의 사례 조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소련이 ‘미국이 쿠바를 침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약속하면 미사일을 철거하겠다’는 뜻을 전달하며 미국과 소련이 각각 터키와 쿠바의 미사일 기지에서 상호 철수를 제안하고 미국이 이를 수락하면서 해결됐다.

이그나티우스는 “북한이 완전한 핵무장 국가로 변신하려고 하면서 북·미 간 긴장이 또 다른 변곡점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그러나 역설적으로 북한이 화성 15형을 쏘아올린 뒤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을 예상하는 전망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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