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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ICBM 요격’ 우주공간 무기화



본토 방어 대폭 강화한 새 국가안보전략 곧 발표

레이건 때 소련 겨냥 추진했던
‘스타워스 계획’ 연상시켜

北·中·러를 핵심 안보위협 규정
한·일 방위비 분담금 인상 시사


미국 정부가 북한 핵무기에 대비해 미 본토 방어를 대폭 강화한 새 국가안보 전략을 조만간 발표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대외정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게 될 새 안보 전략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핵심 안보 위협 세력으로 규정했다. 또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도 시사했다.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7년 처음 발표한 이후 약 5년 주기로 안보 전략을 수정해 왔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새 안보 전략의 주요 내용을 승인했으며, 이번 주 중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새 안보 전략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제일주의’가 모든 안보 위협에 대처하는 새 원칙이 됐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새 안보 전략이 북핵 위협과 국제테러, 중국의 영향력 증대, 러시아의 서방 침략 등을 망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일 레이건 방위포럼 연설에서 “새 안보 전략은 본토 방어, 힘을 통한 평화, 미국의 영향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 본토 방어는 역대 어느 안보 전략보다 강조됐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 안보 전략은 북한 핵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우주공간의 무기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냉전 시절 미국이 소련의 ICBM을 요격하는 체계를 추진했던 이른바 ‘스타워스’를 연상시킨다. 1983년 레이건 정권이 발표한 스타워스 계획은 우주 군비 확장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10년 후 빌 클린턴 대통령 때 소련 붕괴 이후 존재 의미가 약해졌다는 평가와 함께 대폭 축소됐었다.

새 안보 전략은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맥매스터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함께 더 많은 짐을 지는 동맹이 그렇지 않은 동맹보다 분명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이로써 미·중 간 패권경쟁이 더욱 격해질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집권 2기를 맞아 2050년까지 세계 지도국가로 부상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NBC뉴스는 지난 8월 백악관에서 열린 북핵 관련 회의에서 북한 미사일의 부품을 녹일 수 있는 마이크로파 무기 개발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CHAMP로 알려진 이 무기는 적 상공에서 마이크로파를 발산해 미사일 제어 장치와 회로를 망가뜨리게 된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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