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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장경제국 지위 안돼” 美, WTO에 의견서 제출

미국이 국제 무역시장에서 시장경제국 지위(MES)를 인정해 달라는 중국의 요구를 공식 거부했다. 미국이 이틀 전 중국산 알루미늄 합금시트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G2(미·중) 간 무역 갈등이 악화일로 수순을 밟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은 현 체제에서 시장경제국과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시장경제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법률의견서를 지난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중국의 시장경제국 지위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미국 법률의견서에 따르면 미국은 ‘WTO 가입 후 15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시장경제국 지위를 획득한다’는 중국 측 주장을 거부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 같은 미국의 해석에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일본, 멕시코 등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WTO는 2001년 중국의 가입을 승인하면서 중국을 일정 기간 ‘비시장경제국(NME)’으로 분류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중국은 가입 당시 체결한 협약에 따라 WTO 가입 15년이 지난 만큼 시장경제국 지위로 자동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과 EU는 중국에 ‘시장 자유화 조치’가 전제돼야 한다며 시장경제국 지위 전환을 반대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지난해 12월 양측을 WTO에 제소한 상태다.

중국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미국이 시장경제국 지위를 허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미국이 거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통상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대치가 더욱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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