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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특사 거부 이어 ICBM 뒤통수… 곤혹스런 中



고위급 대화 잔치 앞두고 또…
외교부 “엄중한 우려와 반대”

대북 원유 공급 중단외
마땅한 대응 카드도 없어

러시아도 강력 비난 성명


북한이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75일 만에 도발을 재개하자 특사까지 보내며 화해의 손짓을 보냈던 중국은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기 체제 출범 후 처음 보낸 쑹타오 대북 특사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는 ‘굴욕’을 당한 데 이어 미사일 발사로 다시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이에 따라 북·중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활동에 대해 엄중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기를 강력히 촉구하며 한반도 긴장을 가속하는 행동을 중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및 다음달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중국의 대북 정책이 큰 틀에선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북한에 화해 제스처를 보내던 중국은 이번 미사일 도발로 크게 체면을 구겼다. 중국은 쑹 특사를 통해 미·중 정상회담 내용을 전하면서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은 미사일 도발로 응답한 것이다. 게다가 ‘중국공산당과 세계 정상 고위급 대화’ 개최를 하루 앞둔 시점에 미사일 도발이 이뤄져 시 주석 집권 2기 출범을 홍보하는 큰 잔치에 재를 뿌린 꼴이 됐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일단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를 더 높여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북한과 신규거래를 중단하도록 일선 은행에 통보했고, 중국 상무부는 북한과 합자한 회사들을 문 닫도록 하는 등 북한을 옥죄는 조치를 취해 왔다. 또 미국이 대북, 대중 압박을 또다시 강화할 수 있고, 일본이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군사력 증강을 시도할 가능성이 커 중국도 어떤 식으로든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북·중 간 교역과 거래가 상당부분 끊겨 있어 중국이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외에 추가로 쓸 카드도 많지 않다. 또 북한의 전략적 가치도 여전해 중국이 강경 일변도의 대북 정책으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미사일 발사가 대북 경제 제재에 동참하는 중국도 겨냥한 도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쑹 특사와 김 위원장의 면담 불발에 대해 “북한이 중국에 경제 제재 완화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기 때문”이란 해석을 내놨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위기 국면을 해소하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도발”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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