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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아궁 화산 위험 최고단계… 긴급 대피령·공항 폐쇄

인도네시아 발리 카랑가셈 지역에서 27일(현지시간) 아궁 화산이 분화하며 붉은 불길과 새카만 화산재를 내뿜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화산 인근 주민 10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AP뉴시스


세계적 휴양지인 인도네시아 발리의 아궁 화산이 본격적인 분화 조짐을 보이면서 화산 경보단계가 최고수준인 ‘위험’으로 상향됐다. 이에 따라 발리의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이 폐쇄되면서 5만9000여명 여행객의 발도 묶였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발리를 서둘러 떠나기를 원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여객선터미널까지 이동할 버스편과 다른 섬으로 이동할 배편을 마련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이 아궁 화산 분화와 관련한 경보단계를 전날 3단계에서 최고단계인 4단계로 올리고 반경 10㎞ 이내 주민들에게 대피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BNPB의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대변인은 “폭발성 분화, 반경 12㎞까지 들리는 약한 폭음과 함께 분화구 상공 2500∼3000m에 연기 기둥이 계속 치솟고 있다”면서 “아궁 화산 곳곳에서 다량의 수분을 함유한 화산 쇄설물이 빠르게 흘러내리는 라하르(화산이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만큼 화산에 접근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틀간 네 차례 분화로 화산재가 발리 상공을 뒤덮자 응우라라이 공항은 이날 오전 7시부터 24시간 폐쇄, 445개 항공편이 취소됐다. 하지만 전날 폐쇄됐던 인근 롬복섬의 롬복 국제공항은 이날 오전 7시부터 다시 운영을 재개했다. 발리 당국은 응우라라이 공항의 운행 재개 여부는 6시간마다 검토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의 게데 수안티카 센터장은 경보단계를 올린 배경으로 “아궁 화산이 수증기가 분출되던 분화에서 마그마(용암) 분화 단계로 들어갔다. 분화구 주변에서 붉은 불꽃이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과학잡지 디스커버는 “이번 주 안에 아궁 화산이 대규모 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1963년 아궁 화산이 마지막으로 분화했을 때도 현재처럼 약한 분화가 잇따르다 한 달 뒤 대규모 분화가 발생했다. 당시 분화로 화산 기슭에 거주하던 주민 1100여명이 숨지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해발 3142m의 아궁 화산은 일명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120여개 활화산 가운데 하나다. 63년 이후 활동을 중단했다가 지난 9월부터 다시 분화할 조짐을 보여 왔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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