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서 영화로… ‘반드시 잡는다’부터 ‘신과함께’까지

웹툰 원작의 영화들이 연말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영화화한 ‘반드시 잡는다’, 양우석 감독이 2011년부터 웹툰 ‘스틸레인’과 동시 기획한 영화 ‘강철비’, 주호민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영화화한 ‘신과함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각 영화사 제공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 ‘스틸레인’ ‘신과함께’ 이미지(왼쪽 위부터 반시계방향으로).


탄탄한 스토리·매력적 캐릭터
인지도와 화제성까지 보장돼
제작자들, 웹툰 시장에 눈길

‘반드시 잡는다’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가 바탕

‘강철비’
‘스틸레인’이 모티브… 정우성 주연

‘신과함께-죄와벌’
동명 웹툰에 기초한 판타지물


참신한 소재를 찾는 영화 제작자들은 일찌감치 웹툰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탄탄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를 갖춘 콘텐츠들이 넘쳐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인지도와 화제성까지 보장되니 금상첨화다. ‘내부자들’(2015·누적 관객 수 915만명)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695만명) 등 이미 웹툰을 영화화한 성공 사례가 적지 않다.

올연말 극장가에도 인기 웹툰에 기반한 기대작들이 포진했다. 29일 개봉하는 ‘반드시 잡는다’(감독 김홍선)부터 다음 달 20일 맞붙는 ‘강철비’(양우석) ‘신과함께-죄와벌’(김용화)까지. 원작의 골격은 유지하되 이야기나 세부 설정에 변주를 줘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냈다.

‘반드시 잡는다’는 2010년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된 제피가루 작가의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30년 전 미제사건과 동일한 수법의 연쇄살인이 다시 시작되자 동네 터줏대감(백윤식)과 사건에 정통한 전직 형사(성동일)가 함께 범인을 쫓는 추적 스릴러다.

김홍선 감독은 “중년 배우들을 주연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게 상업적으로는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부담을 뛰어넘을 정도로 원작이 매력적이었다”며 “웹툰을 보신 분들도 영화를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도록 캐릭터나 상황에 조금씩 변화를 주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원작자인 제피가루 작가는 “화려한 캐스팅과 캐릭터의 완성도, 그리고 원작 배경과 거의 똑같은 장소를 찾아낸 것이 놀랍다”며 “영화적 구성과 연출을 기대한다. 훨씬 더 재미있고 멋진 작품이 탄생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강철비’의 모티브가 된 ‘스틸레인’도 제피가루 작가의 작품이다. 스토리 구상은 양우석 감독이 직접 했다. 2011년 제작된 웹툰을 영화화하면서 내용은 상당 부분 달라졌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를 다룬 원작과 달리,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뒤 한반도에 핵전쟁 위기가 도래한다는 설정이 추가됐다. 현 남북 정세를 고려한 것이다.

영화는 쿠데타로 치명상을 입고 남한으로 피신한 북한의 권력 1호와 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대행 곽철우(곽도원)를 만나 벌이는 첩보 액션물. 양 감독은 “이 작품이 냉철한 현실 인식과 우리 미래를 위한 상상력의 근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영화 내용을 담은 속편 웹툰 ‘강철비: 스틸레인2 풀 스토리’는 현재 연재 중이다.

‘신과함께’는 2010년 네이버에서 연재된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했다.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3차사와 함께 49일간 일곱 지옥을 지나며 심판을 받는 내용의 판타지물. 총 제작비만 무려 400억원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로 1, 2편(내년 여름 개봉)을 동시 제작해 시간차를 두고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원작과의 가장 큰 차이는 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 등 차사들의 역할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진기한 변호사 캐릭터가 사라지고 차사들이 망자의 호위와 변호를 모두 맡게 됐다. 원작에서 과로로 사망한 회사원이었던 주인공 자홍(차태현)은 영화에서 어린 아이를 구하다 순직한 소방관으로 변경됐다.

김용화 감독은 “원작이 지닌 정수를 그대로 살리되 러닝타임 2시간 안에 보다 효과적으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일부 각색했다”고 설명했다. 주 작가는 “원작의 엑기스만 잘 모아 놨더라. 나는 그 변화에 완전히 열려있고, 한 명의 관객으로서 영화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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