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윤성빈, 평창 골드맨 예약

윤성빈이 26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3차 대회에서 힘차게 스타트하고 있다. 윤성빈은 1차 시기에서 트랙 신기록(51초99)을 세우며 1위에 오르는 등 절정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AP뉴시스
 
26일 우승을 차지한 뒤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윤성빈의 모습. AP뉴시스


‘아이언맨’ 윤성빈(23)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2회 연속 월드컵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빛 희망을 키웠다. 세계랭킹 단독 1위에도 올랐다.

윤성빈은 26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7-2018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3차 대회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44초3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윤성빈은 지난 11일 시즌 1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지난 19일 2차 대회와 이날 3차 대회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땄다. 아시아 출신 스켈레톤 선수로 월드컵에서 두 대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윤성빈이 처음이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스켈레톤의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는 윤성빈보다 1.17초나 뒤진 기록으로 6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윤성빈은 세계랭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2차 대회까지 두쿠르스와 공동 1위이던 윤성빈은 이번 대회 이후 시즌 총 660포인트가 돼 두쿠르스(611포인트)를 앞질렀다.

이날 윤성빈은 절정의 경기 감각을 선보였다. 1차 시기에서 트랙 신기록(51초99)을 세우며 1위에 올랐다. 2차 시기에서도 역시 1위(52초35)를 차지했다. 1, 2차 시기 스타트 기록도 각각 4초52, 4초50으로 모두 가장 빨랐다.

윤성빈은 메달 색깔이 달라질 수 있는 스타트부터 압도하며 스켈레톤계의 신흥 강자임을 입증했다.

경기 종료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성빈은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둬 기분이 좋다. 북미 지역에서는 경기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유럽 지역 대회에서도 지금 같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선천적 체격이나 훈련 환경 모두 유럽 선수들에 비해 열세인 상황에서 윤성빈의 선전은 더욱 빛이 나고 있다. 그는 신장이 178㎝로 그리 크지 않지만 체중을 늘리고, 근육량을 키워 스켈레톤에 최적화된 몸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지난해부터 평창동계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노력해온 것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본격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성빈은 놀라운 운동신경으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켈레톤 입문 1년6개월만에 2014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고 올림픽에서 16위에 올라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기량이 더욱 늘며 어느새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이상종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은 “현재의 윤성빈 상승세로 보면 금메달 획득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평창동계올림픽까지 남은 기간 동안 홈그라운드 이점을 살리기 위한 적응훈련에 매진해야 한다”며 “큰 대회를 앞두고 부상을 조심하고 자기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성빈은 다음 달 8일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리는 월드컵 4차 대회에 나선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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