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에서 오세근(30·KGC인삼공사)의 전성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가리지 않고 ‘대들보’로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오세근은 23일 뉴질랜드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1라운드 A조 1차전에서 14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득점 리바운드 등 각종 부문 중 2개에서 두자릿수 기록)을 작성하며 한국 대표팀의 86대 8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전 FIBA 랭킹 34위인 한국은 뉴질랜드(27위)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더군다나 뉴질랜드는 유럽리그 선수들을 모두 부르는 등 최정예로 팀을 꾸렸다. 하지만 오세근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자 슈터 전준범, 포워드 최준용까지 살아나며 승리를 거뒀다.
신장 199㎝인 오세근은 빅맨 치고는 작은 키에도 힘을 앞세워 뉴질랜드 센터들을 압도했다. 또한 정확한 중거리슛과 확실한 골밑 득점, 팀 동료를 돕는 패스 능력까지 선보이며 대표팀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세근의 활약은 뉴질랜드의 추격이 거셌던 4쿼터에 돋보였다. 4쿼터 시작하자마자 60-62로 역전을 당한 상황에서 전준범의 3점슛을 어시스트했다. 이어진 공격찬스에서도 골밑에 있던 최준용에게 정확한 패스로 득점을 도와 재역전을 이끌었다. 또 종료 40초를 남기고 80-78로 근소하게 앞서가던 상황에서는 이정현의 패스를 받아 승부의 쐐기를 박는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오세근은 소속팀 안양 KGC인삼공사에서도 지난 시즌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다. 김주성(원주 DB)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최우수선수(MVP) 트리플 크라운(올스타전·정규시즌·챔피언결정전)을 달성했다.
올 시즌도 그의 질주는 현재진행형이다. 현재까지 12경기에서 평균 20.58점 10.4리바운드로 양 부문 국내선수 1위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트리플더블(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 등 각종 부문 중 3개에서 두 자릿수 기록)을 한 차례 했고, 6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달성하는 등 경기력에 물이 올랐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편 대표팀은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허재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 이길 수 있었다”면서도 “오세근 등 미들 슛이 좋은 빅맨들을 활용하는 패턴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26일 오후 7시 홈인 고양체육관에서 중국을 상대로 예선 2차전을 갖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