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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이국종, 메디컬 드라마 매력적 주인공”



외신들은 판문점을 통해 극적으로 귀순한 북한 병사의 탈출기와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던 이 병사를 살려낸 아주대 의대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에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2일(현지시간) “북한 병사의 쾌유를 바라는 한국인들이 이 교수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며 “믿기 어려운 북한 병사의 탈출과 치료 과정은 한 편의 메디컬 드라마”라고 표현했다. 이 드라마의 매력적인 주인공은 이 교수라는 것이다.

신문은 미국과 달리 한국은 총상 환자가 드문 편인데도 탈출 과정에서 총상으로 장기 등에 관통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북한 병사를 치료한 이 교수의 의술을 높이 평가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 살인 사건은 8592건인데 비해 같은 기간 한국은 10건에 그쳤다.

신문은 “인터넷에는 북한 병사의 쾌유를 기원하고 이 교수를 응원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며 “이 교수가 다음에는 북한 병사의 회복 정도를 어떻게 설명할지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폐와 장기에 총을 맞은 북한 병사가 걸그룹 소녀시대의 노래 ‘지(Gee)’를 듣거나 미국 영화 ‘트랜스포터’를 감상하고 이 교수와 농담까지 할 만큼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근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CNN과 ABC 등 미국 주요 방송은 북한 병사 탈출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보도하면서 “드라마틱한 탈출”이라거나 “대담한(daring) 탈출”이라고 묘사했다.

국내에서는 이 교수가 지난 9월 아주대학교 교수회 소식지 ‘탁류청론’에서 한국의 중증외상 의료 환경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글을 쓴 사실이 뒤늦게 회자됐다. 그는 “몰려오는 파도 앞에 타고 나아갈 배는 없었다”거나 “무고했으나 죄인이었다”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자신이 미국 연수에서 돌아온 뒤 중증외상 환자 치료의 해법을 찾기 위해 애썼음에도 오히려 ‘미운오리새끼’처럼 취급되며 궁지에 몰려야 했던 국내 의료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남들이 보기에는 지금까지의 관행과 관습을 모조리 무시하고 제멋대로 날뛰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라며 돈벌이가 되지 않는 위험한 일을 하는 처지가 자신을 찾아오는 중환자들 신세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기준을 넘어선 치료였다며 진료비를 삭감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이 교수는 “삭감청구서가 거대한 화살이 되어 나를 정조준했다”며 “환자마다 쌓여가는 진료비 삭감규모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이르는 사이 나는 연간 10억원의 적자를 만드는 원흉이 됐다”고 썼다. 이어 “보건의료정책은 여태껏 헛돌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난 가장 코너에 몰려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이형민 기자, 사진=윤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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