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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中특사 면담 불발… 북·중, 북·미관계 최악 치닫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북했던 쑹타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북·중 관계가 더욱 소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쑹 부장이 김 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하고 귀국했다고 북·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21일 보도했다. 면담 불발 이유로는 쑹 부장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격이 낮은 인사라는 점을 거론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쑹 부장이 전날 귀국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과의 면담 성사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이 소식을 국제면 소식란에 1단으로 작게 취급했다. 과거 중국 측 인사가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따라서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와 관련,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압력에 굴복해 핵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전달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어 “북·중 모두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임을 의도적으로 숨기려 하지 않았다”면서 “핵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중국에 아부하는 얼굴을 보여주지도 않았지만 중국과 반목하려 하지도 않았다”면서 “이는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에 동참하려 할 때 태도와 동일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환구시보의 이런 보도는 중국의 답답한 속내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도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지만 실제 대북 군사행동을 실행하기에는 부담이고, 중국도 북·미 사이에 끼여 곤란한 처지라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화를, 북한에는 핵개발 포기 권고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이 시 주석 특사를 공개적으로 따돌린 게 확인되면 향후 북·중 관계는 더욱 냉랭해질 가능성이 높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중국과 더 이상 논의할 게 없다는 점을 공언한 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함에 따라 북·중, 북·미 관계가 모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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