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남달라’… 데뷔하자마자 대관식

박성현(왼쪽)이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열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시상식에서 유소연과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수상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마스포츠마케팅 제공


LPGA 신인상·올해의 선수상·상금왕 3부문 39년 만에 석권

작년 초청 선수 자격 대회 출전
상금 순위 22위로 풀 시드 획득
남다른 방식으로 최초 투어 입성
트럼프 앞에서 올 US오픈 우승
이달초엔 사상 첫 신인 세계 1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첫 해에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을 석권한 박성현(24·KEB하나은행)의 별명은 ‘남달라’다. 최고가 되기 위해선 뭔가 남달라야한다는 생각에 골프백에 써놓은 명칭이 닉네임으로 굳어졌다. 박성현은 자신의 별명처럼 미국 진출과 정상 등극 과정도 남달랐다.

박성현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두며 한국 무대를 평정했다. 이 기간 박성현은 초청 선수 자격으로 LPGA 투어 7개 대회에 출전했다. 우승은 못했지만 돋보인 성적을 내며 68만2000달러의 상금을 획득했다. 이 금액은 그해 LPGA 투어 상금순위 22위에 해당했다.

LPGA 투어는 상금 순위 40위 안에 들 경우 다음 시즌 시드를 준다. LPGA 대회 우승이나 퀄리파잉 스쿨을 통한 것이 아닌 이런 방식으로 투어 시드를 획득한 것은 박성현이 처음이었다.

지난해 말 미국 진출을 선언한 박성현은 캐디 및 클럽 교체 등으로 적응이 늦어 초반 3개 대회를 건너뛰었다. 3월초 4번째 대회인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늦은 데뷔전을 치렀고, 3위에 올랐다.

박성현은 7월 US여자오픈에서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데뷔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첫 우승 트로피를 메이저대회에서 들어 올린 것이다. 특히 대회 마지막라운드에선 현장을 직접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내고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우승 확정 뒤에는 트위터에 “박성현의 2017년 US여자오픈 우승을 축하한다”는 글을 남겨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박성현은 한 달여 뒤인 8월 캐나다 퍼시픽 여자 오픈에서 또 다시 정상에 오르며 데뷔 시즌 2승을 달성했다. 박성현은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아쉽게 준우승했지만 이 대회 이후 일찌감치 신인왕을 확정했다. 이달 초에는 신인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또 하나의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끝난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박성현은 최종합계 12언더파로 공동 6위에 올랐다. 박성현은 상금 7만3411달러를 받아 상금 총액 233만5883달러(25억6000만원)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박성현은 올해 유일하게 상금 200만 달러를 넘긴 선수가 됐다.

박성현은 또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유소연과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박성현은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9년 만에 신인상, 올해의 선수, 상금왕 등 3관왕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박성현은 “원래 목표는 신인상이 전부였는데 상금 1위까지 하게 되니 올해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단한 분(로페스)과 같은 길을 걷게 돼 선수로서 영광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박성현을 포함한 한국 선수들은 11명이 15승을 합작하며 2015년 기록한 단일 시즌 최다승과 타이를 이뤘다.

한편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으로 내년 시즌 LPGA 투어 풀시드권을 확보한 고진영은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고진영은 이날 “LPGA 투어는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라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더 큰 목표를 위해 도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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