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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타오, 北 고위급 두루 만나 ‘북핵 메신저役’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쑹타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오른쪽)이 18일 평양에서 이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쑹 부장은 전날에는 북한의 실질적 권력서열 2위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났다. AP뉴시스


한반도 정세 폭넓게 논의
북·중 관계개선에 주력
북핵 관련 美의 입장도 전달

트럼프 기대가 부담스런 中
“과도한 기대를 갖지 말라
북핵 해결 당사자는 北·美”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 고위인사들과 잇따라 회담을 가졌다. 쑹 부장은 북측 인사들과 만나 북핵 문제와 북·중 관계 개선 방안, 주변 정세 등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한반도 정세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다만 미국과 북한의 입장차가 뚜렷한 북핵 문제는 양측의 견해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치고 북·중 관계 개선 방안에서 진전을 이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 중앙 대외연락부는 18일 웹사이트를 통해 쑹 부장이 이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북한 외교수장인 이 부위원장은 노동당 국제부장을 겸하고 있으며 쑹 부장의 카운터파트다.

쑹 부장은 이 부위원장에게 “지난달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당의 지도사상으로 확정하고 당장에 삽입했다”며 결과를 설명했다. 이에 이 부위원장은 “당대회는 신시대 중국 공산당의 역사적 사명을 천명하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라는 새 목표를 제시했다”고 화답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수용 동지와 쑹타오 동지는 회담에서 조선반도와 지역 정세, 쌍무관계를 비롯한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회담에는 북측에서 이창근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이, 중국 측에서는 특사 일행과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동석했다.

쑹 부장은 앞서 17일 북한의 실질적 권력서열 2위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 당대회 결과를 통보했다. 쑹 부장은 최 부위원장에게 “북·중 사이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자”고 설명하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내는 선물을 전달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평을 통해 “쑹 부장 방북에 과도한 기대를 갖지 말라”고 보도해 과도한 ‘중국 역할론’을 경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며 쑹 부장에게 과도한 기대를 품고 있으나 정작 문제 해결의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중 간 핵문제를 둘러싼 불일치가 존재하고 고위층 교류도 크게 줄면서 침체 상태”라면서 “한 차례 고위급 방문이 경색된 북핵 문제를 타파한다는 것은 기적을 바라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다만 쑹 부장 방북이 북·미 간 어려운 입장을 서로 확인하고 새로운 선택을 하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쑹 부장이 마술사는 아니며 북·미가 자신의 논리에 집착해 서로를 거부한다면 쑹 부장이 문을 열더라도 언제든지 닫힐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쑹 부장이 문을 열었다’는 의미는 그가 이번 방북에서 북·미 사이에서 적어도 양측의 입장을 전달해주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중국이 양측의 대립이 워낙 첨예한 북핵 문제 대신 오랫동안 고위급 교류가 끊겨 침체된 북·중 관계를 복원하는 데 더 중점을 뒀을 것으로 보인다. 쑹 부장은 17일 방북해 20일 귀국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으나 방북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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