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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던 무가베 한발 후퇴… 군부 “진전된 대화”

군부 쿠데타로 축출 위기에 몰린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수도 하라레의 대통령 관저 집무실에서 군부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더 헤럴드


무가베가 17일 하라레 인근에 있는 짐바브웨 개방대학 졸업식에 참석하고 있다. AP뉴시스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이 사퇴를 거부하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고 AP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가베의 버티기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짐바브웨 군부는 이날 국영 방송사와 신문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무가베 대통령과 진전된 방향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며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대통령으로는 무가베가 해임시킨 에머슨 므난가그와(75) 전 부통령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해외로 도피했던 므난가그와는 이날 귀국했다.

무가베는 이날 수도 하라레 외곽에 있는 짐바브웨 개방대학 졸업식에도 등장했다. 공식석상에 나타난 것은 군부 쿠데타 이후 처음이다. 무가베는 졸업식 개회를 선언했으며, 군중과 국가를 합창하기도 했다.

하루 전날엔 무가베의 근황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친정부 매체 더 헤럴드가 온라인에 게재한 사진에서 무가베는 대통령 관저 집무실 소파에 앉아 콘스탄티노 치웽가 장군 등 군부 관계자들과 무언가를 의논하는 모습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무가베는 권력 이양을 거부했었다.

국제위기그룹(ISG) 피어스 피구는 “군부는 독립영웅으로서 상징성이 큰 무가베 대통령이 명예롭게 조용히 물러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의 녹스 치티요는 “처음에 버티던 무가베도 결국 권력 이양 협상에 참여했다. 협상이 거의 막바지에 이른 듯하다”면서 “며칠 안에 무가베가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짐바브웨 야권 지도자들과 시민단체는 무가베 사퇴와 과도정부 지도자 선출을 거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를 것을 촉구했다.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는 16개 회원국 긴급정상회담을 열고 무가베의 권력 이양 조건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새 지도자로 거론되는 므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강한 권력욕과 부도덕함, 독재자적 기질이 무가베와 비슷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남아프리카 지역 기자는 “므난가그와의 무도함은 전설적”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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