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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쌍중단 수용 불가 합의” 中 “아니다”… 누구 말이 맞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5개국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AP뉴시스


미·중, 북핵 해법 정면 충돌

트럼프, 亞 순방 성과 보고하면서 “시진핑 주석과 합의했다” 주장
“習, 북핵이 中에 큰 위협도 인정”

中 “우리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돼
쌍중단, 가장 합리적 해결책”
외교 관례 깨고 이례적 공개 반박


미국과 중국이 북핵 해법인 ‘쌍중단(雙中斷)’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쌍중단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뜻으로 그동안 중국이 북핵 위기 해법으로 여러 차례 제안해온 방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이른바 쌍중단 해법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5개국 순방 성과를 보고하는 형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시 주석은 핵을 가진 북한은 중국에 큰 위협이라고 인정했다”며 “미국과 중국의 공통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의 큰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로 시 주석은 다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지속적으로 실패한 것과 같은 쌍중단 해법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시 주석과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16일 이 발언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중국의 북핵 문제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중국은 쌍중단이 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쌍중단은 현 긴장 상황을 완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평화적인 회담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돌파구”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하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도 “이미 답변을 했다”고 거듭 쌍중단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의 경우 상대방 정상이 한 말을 공개적으로 반박하지 않는 게 외교적 관례다. 그럼에도 일개 외교부 대변인이 공개 반박한 것은 시 주석이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불쾌해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중국은 쌍중단 제안을 거둬들인 적이 없다. 특히 시 주석의 특사인 쑹타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17일 북한 방문을 앞두고 쌍중단 문제가 북핵 위기를 타개할 방안으로 제시될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시작할 단초일 수 있는 쌍중단을 거부하고 나서자 중국이 발끈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또 “시 주석과 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걸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방문하면서 캠프 험프리스에서 한국군과 미군 지휘관들과 함께 군사옵션과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태세를 논의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관계에 대해서는 방위비분담금 인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관철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나는 무역적자를 줄이는 방안을 논의했고, 나의 재량과 지시로 현재 한국과 재앙적인 한·미 FTA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42개 기업이 미국에 170억 달러(약 18조7051억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24개 기업이 580억 달러(약 63조8174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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