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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측 만나보니 ‘트럼프가 임기 채울까?’ 묻더라”



北과 1.5트랙 대화 美 디마지오
1년 동안 北 최선희 등과 접촉
“우리를 잇따라 자극·비난
트럼프 제정신이냐“ 질문 받아


14일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한 지 꼬박 60일이 지났다.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말한 ‘대화 재개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기한을 채웠다. 올 들어 지난 9월 15일까지 15차례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오랫동안 잠잠했다. 그러나 아직 북·미가 대화에 나섰다는 움직임은 없다.

북한과 접촉한 인사들은 아직까지는 북한이 대화에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수전 디마지오 미국 뉴아메리카재단 선임연구원은 13일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를 갖고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해한다”고 소개했다. 또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과 러시아 스캔들 특별검사 수사 등을 거론하며 ‘트럼프가 자리에 오래 있지 못할 수도 있는데 대화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은 CNN방송을 종일 시청하면서 상황을 죄다 파악하고 있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 정신이냐고도 물었다”고 덧붙였다.

디마지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노력을 강조하면서 느닷없이 땅딸보 얘기를 꺼내 김정은을 자극하면서 대화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디마지오는 지난 1년간 스웨덴과 러시아에서 열린 국제회의 참석 등을 계기로 북한 외무성 최선희(사진) 북미국장 등을 접촉하는 ‘1.5트랙(반관반민) 대화’를 이끌어 왔다.

백악관이나 국무부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 중단 60일을 맞아 아무런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북한이 우리를 존중하기 시작했다”고 말한 직후 북한이 한 달 가까운 침묵을 깨고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려 머쓱해진 적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캐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북한이 진지하고 의미 있는 비핵화 협상으로 돌아온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원칙적 입장만 강조했다.

미국 내 북한 창구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도 아직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연합훈련이 한반도 주변에 최악의 정세를 조성하고 있다”고 기존 주장만 되풀이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로 예고한 북한 관련 발표에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일각의 관측대로 그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경우 다시 대결 구도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반대로 테러지원국에서 북한을 계속 배제할 경우 진지한 대화를 위한 접촉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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