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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혈압 기준’ 더 세게… 140 → 130으로 하향



미국 2대 심장건강학회, 14년 만에 변경
130∼139/80∼89㎜Hg은 1단계
140/90㎜Hg 이상 2단계 고혈압
변경된 혈압 기준 적용땐
美 성인의 46%가 고혈압
내년 중 국내도 적용 가능성

앞으로 고혈압 판정을 받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전망이다. 미국의 2대 심장건강학회로 꼽히는 미국심장학회(AHA)와 미국심장병학회(ACC)는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14년 만에 고혈압 기준을 수축기혈압 140㎜Hg에서 130㎜Hg으로 낮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의료계에도 내년 같은 기준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새 지침은 130∼139/80∼89㎜Hg(수축기혈압/확장기혈압)을 1단계 고혈압으로, 140/90㎜Hg 이상을 2단계 고혈압으로 기준을 각각 낮췄다. 120∼129/80㎜Hg은 고혈압 전 단계(직전 고혈압), 120/80㎜Hg 미만은 정상혈압이다. 기존에는 140/90㎜Hg이 넘어야 고혈압으로 분류됐다. 바뀐 기준대로라면 미국 성인 가운데 고혈압 증상을 겪는 인구는 전체의 32%인 7220만명에서 46%인 1억300만명으로 확대된다.

AHA는 약 3년간 수백 건의 연구와 임상실험 끝에 기준 변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AHA는 “고혈압 기준이 바뀌었다고 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의 수가 급증하는 건 아니다”라며 “단 의사들은 환자가 좀 더 건강한 생활습관을 들이는 데 초점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종전 미국 기준과 마찬가지로 140/90㎜Hg 이상을 고혈압으로 구분 짓고 있다. 지난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환자 수는 2014년 707만명이던 게 지난해 752만명으로 2년 사이 6.4% 급증했다. 특히 고혈압으로 진료받은 30, 40대 남성은 60만1367명으로 전체 남성 환자 중 20%를 차지했다. 같은 연령 여성 고혈압 환자 28만1435명보다 배 이상 많은 수치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내년 중 국내에도 새로운 고혈압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고혈압 질환에 따른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고혈압 기준을 강화하는 게 전반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내과학회 등에서 정상혈압에 대한 연구 결과를 종합한 뒤 새 지침을 정해 정부에 권고하는 절차를 거쳐 전국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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