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통합군(軍)인 EU군 창설에 바짝 다가섰다.

EU는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에서 안보 위협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영구적 안보·국방협력체제(PESCO·the Permanent Structured Cooperation on Security and Defence)를 세우기로 합의했다. 28개 회원국 가운데 영국 아일랜드 포르투갈 몰타 덴마크 5개국을 제외한 23개국이 PESCO 창설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경제·정치적 통합을 이룬 EU는 EU군이라는 군사적 통합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PESCO 창설은 다음 달 14∼15일 EU 정상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EU는 지난 6월 프랑스와 독일 주도로 55억 유로(약 7조1700억원) 규모의 EU방위기금(EDF)을 설치키로 합의했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집단방위조약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국방을 의존해 왔던 EU는 독자 방위체제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그동안 영국은 EU가 나토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국방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반대, EU 내부에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영국이 국민투표로 브렉시트(EU 탈퇴)를 결정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에 대한 변화 가능성을 밝히면서 전환점을 맞게 됐다. 또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 노골화되고 있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지영 기자